[SK테크서밋] "서버를 물에 담그면 어떻게?"...'액침냉각 기술' 전력비 부담↓
2023-11-17 17:45
전력 사용 37% 절감...업무마비 유발 서버 장애도 방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냉각 용액에 서버를 담가봤습니다. 그 결과 기존 공기냉각 대비 냉방전력의 93%, 서버전력에서 10% 이상 절감돼 총 전력 37%가 절감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최우신 SK텔레콤(SKT) 인프라엔지니어링팀 매니저는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테크서밋 2023 행사’에서 최근 공개한 차세대 열관리 방식인 ‘액침냉각’ 기술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통상 기계장치가 액체에 노출되면 고장이 날 수 있다는 기본 상식과는 사뭇 다른 설명에 2층 세션별 설명회와 1층 전시장은 방문객들로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설명회에는 100명이 훌쩍 넘는 방문객이 의자에 착석, 발표 내용에 귀를 기울였다. 마련된 의자가 부족해 앉지 못한 방문객은 출입구까지 줄지어 서서 발표를 들었다. 1층 전시장에도 관람객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이날 발표를 맡은 최 매니저는 액침냉각 개념과 모니터링 시스템을 소개했다. 액침냉각 시스템은 차가운 공기를 순환시키거나 팬으로 냉각하는 기존 공랭식 시스템과 달리, 전기는 통하지 않고 열전도는 높은 특수 냉각유에 서버를 직접 담가 냉각하는 유랭(油冷)식이다. 이런 시스템으로 구축한 것은 국내에선 SKT가 최초다.
인공지능(AI) 발달로 고전력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구축이 급증하면서 일반 서버 대비 수십 배 소모전력이 높은 GPU 서버의 냉방이 중요해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은 크게 데이터를 저장·처리하는 서버와 이 서버를 유지하는 냉각·전기 인프라 등으로 나뉜다. 데이터센터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정보통신(IT) 서버는 줄일 수 없어, 센터 에너지 절감은 서버 다음으로 많은 전력을 쓰는 냉각 설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구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최 매니저는 “공기보다 열전도가 훨씬 높은 특수 냉각유를 사용해 직접 서버 장비의 열을 흡수한다”며 “공기냉각에 필요했던 서버의 송풍기(Fan)를 제거해 냉각뿐 아니라 서버의 전력 절감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SKT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서버의 주요 고장 원인인 습도·먼지·소음에서도 자유로워 서버 수명 연장도 기대된다. 서버 내부 발열체인 CPU·메모리·저장장치 등 시스템 전체의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 고온으로 인한 장비의 고장 원인도 줄일 수 있다.
SKT는 이번 국내 최초의 액침냉각 시스템 구축과 성공적인 검증을 통해 입증된 데이터센터 모니터링 솔루션을 SK엔무브의 열관리 사업과 결합해 액침냉각 사업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향후 액침냉각 기술 보급을 주도, 데이터센터 전력 절감을 통한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T업계는 이 시스템이 국내에 정착되면 서버 장애를 줄이고, 무엇보다 가파른 단가 상승에 따른 전력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본다.
앞서 SKT는 미국 액침냉각 전문회사인 GRC 설비와 SK엔무브 특수냉각유 등으로 자사 인천사옥에 액침냉각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 6월부터 4개월간 테스트를 진행했다. 최 매니저는 “지속 가능하며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AI 시대를 대비한 차세대 냉각기술 확보가 필요했다”며 “기존의 공기냉각 방식보다 전력 대비 성능 비율이 훨씬 좋아진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