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한국인 첫 베를린필 상주음악가 낙점

2023-11-12 11:24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과거 경기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발트 앙상블과 협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피아니스트 조성진(29)이 내년 시즌(2024년 9월~2025년 6월) 베를린 필하모닉(이하 베를린필)의 상주 음악가로 낙점됐다. 한국인 중에선 최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에서 태어나 영국에 귀화한 피아노 거장 우치다 미쓰코(74)가 처음 상주음악가로 활동한 바 있다. 

상주 음악가(Artist in residence)는 1년 동안 1~2차례 협연을 하고 다양한 실내악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다. 30여명의 음악가와 함께 하는 젊은 음악인 양성기관 '카라얀 아카데미'에도 참여한다.

최근 내한공연을 위해 6년 만에 방한한 안드레아 지츠만 베를린필 대표는 지난 10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조성진은 매우 직관적인 연주자다. 특히 우리 악단과 특별한 관계를 맺어왔기에 그를 상주 음악가로 점찍게 됐다”고 전했다. 

조성진과 베를린필과의 인연은 2017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당시 부상을 입은 피아니스트 랑랑의 대타로 조성진이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게 된 것이다. 이후 2020년에는 무관중 온라인 공연으로 리스트의 협주곡을 협연했으며 올해가 세 번째 협연이다.

키릴 페트렌코가 이끄는 베를린필은 이번 내한공연에서 브람스 교향곡 4번을 비롯,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영웅의 생애’, 베토벤 협주곡 4번을 주요 프로그램으로 선곡했다. 러시아 출신의 페트렌코는 2019년 베를린필 상임 지휘자가 됐다. 

한편 이번에 페트렌코와 처음 호흡을 맞춘 조성진은 “베를린 필은 세계에서 가장 (연주를) 잘하고 특별한 사운드를 지닌 오케스트라”라고 추켜세웠다. 아울러 “대부분의 음악가가 협연하기를 꿈꾸는 악단과 협력하게 되어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