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 "전후 가자, 팔레스타인 사람이 중심돼야"

2023-11-09 07:20
"과도기 필요할 수도…하마스도 이스라엘도 안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1월 8일 일본 도쿄에서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의 일환으로 열린 확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국무장관이 ‘포스트 하마스 구상’과 관련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팔 전쟁으로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대한 통제권을 서서히 잃고 있는 가운데 전후 가자지구 통치 방안이 국제사회의 핵심 사안이 되는 모습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8일(현지시간)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팔) 전쟁이 끝날 때 과도기가 필요할 수 있으나 가자·서안지구 거버넌스(통치체제)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후) 가자지구는 하마스에 의해 운영돼선 안 되지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재점령할 수 없다는 것도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제가 이스라엘 지도자에게 들은 것은 그들은 가자지구를 재점령하거나 다시 장악할 의도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그러므로 유일한 질문은 과도기가 필요한지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어떤 메커니즘이 필요한지 여부다”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즉각적인 전면 휴전에는 반대하면서도, 민간인 피해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가능한 한 빨리 전쟁을 끝내길 원하며 그전까지는 민간인의 고통을 최소화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이런 위기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유일한 방법은 항구적인 평화와 안보에 대한 조건을 만들고, 이를 염두에 두고 외교적인 노력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록 우리가 긴박한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나 미래에 대한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가 오늘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포스트 하마스 구상과 관련한 핵심 원칙도 제시했다. 그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을 강제로 이주시키지 않을 것 △가자지구가 테러리즘 근거지로 사용되지 않을 것 △전후 가자지구를 재점령하지 않을 것 △가자지구를 봉쇄하거나 포위하려고 시도하지 않을 것 △가자지구 영토를 축소하지 않을 것 △서안지구에서 테러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 등을 열거했다.
 
그는 "가자지구 위기 이후 거버넌스의 중심에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목소리와 열망이 포함돼야 한다"면서 "여기에는 팔레스타인이 주도하는 정부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산하 서안지구와 통일된 가자지구가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통제권을 잃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DF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하마스는 통제력을 잃었으며, 북부에서도 통제력을 계속 상실하고 있다"며 "하마스 지도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