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엘게임즈, 희망퇴직 우려 벗어나…게임업계 최초 '상생합의서'

2023-11-08 17:07
카카오 손자회사이자 카카오게임즈 자회사…10개월만에 단체협약 타결

카카오의 손자회사이자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엑스엘게임즈가 8일 단체협약에 최종 서명했다. [사진=카카오 크루유니온]
카카오의 손자회사이자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엑스엘게임즈가 8일 단체협약에 최종 서명했다. 단체협약을 통해 노사는 게임업계에서는 최초로 노사간 상생합의서를 작성했다.

8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온)에 따르면 엑스엘게임즈 노사는 약 10개월간의 교섭 끝에 이날 단체협약에 서명했다. 엑스엘게임즈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로 '아키에이지', '아키에이지 워', '달빛조각사' 등을 개발했다.

단체협약 과정에서 엑스엘게임즈 사측은 고용 안정을 골자로 한 노사 상생합의서를 작성했다. 이는 게임업계 최초 사례로, 회사가 구조조정을 진행할 경우 노조와 사전 협의를 통해 정확한 규모와 보상 방안을 협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회사 측이 일방적인 대규모 권고사직이나 희망퇴직을 진행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 노조 측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 7월 엑스엘게임즈는 PC 게임 '아키에이지' 팀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회사 측이 추가적인 권고사직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졌고 결국 노조에서 지난 8월 크루유니온과 연대해 집단 행동을 한 바 있다.

진창현 엑스엘게임즈 분회장은 "이번 단체협약과 노사 상생합의서를 통해 게임업계의 고질적인 고용불안 요소인 대규모 권고사직을 막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며 "앞으로 노사가 함께 상생하며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승욱 카카오 지회장은 "카카오 공동체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엑스엘게임즈 크루들이 고용 불안에 대한 걱정 없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카카오 공동체 차원에서 노사 상생안을 마련할 있도록 회사 측에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 지회장은 "노사간 신뢰를 회복해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쇄신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길 바란다"며 향후 다른 카카오 공동체의 고용 안정에도 더욱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와 관련 엑스엘게임즈 측은 "회사는 향후 불가피하게 진행할 수 있는 인력조정 등의 구조조정과 관련해 노사가 상생한다는 차원에서 단체협약상 사전협의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여기서의 사전협의는 필요한 구조조정 등에 대해 노조의 사전 동의를 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진행 전 노조의 의견을 성실하게 참고해 경영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