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년 앞둔 양자대결서 트럼프, 바이든에 '승'

2023-11-06 15:50
NYT·CBS 두 곳 여론조사서 트럼프 승리
경제 정책·중동 긴장 등서 바이든 국정 운영에 의구심
유권자 "트럼프 승리 시 살림살이 나아질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를 1년여 앞둔 가운데 5일(현지시간) 공개된 트럼프-바이든 양자 대결 두 개의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을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는 경제 둔화 우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이 바이든의 대권 가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했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학교가 공동 실시한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격전지 6개 주 가운데 5개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처졌다. 유권자들은 경제 운영, 고령,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에 있어서 바이든의 국정 운영에 의구심을 표했다. 

특히 유권자의 48%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NYT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지금 선거가 치러진다고 가정한다면, 바이든은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에서 트럼프에게 최대 10%포인트 차로 패했다. 위스콘신에서는 바이든이 트럼프보다 단 2%포인트 앞섰다. 이 조사는 지난달 22일부터 11월 3일까지 6개 주 3662명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CNN은 “이 여론조사는 바이든의 재선이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이번 결과는 트럼프의 법적 문제가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바이든에게는 특히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91개 혐의로 기소돼 4건의 형사재판에 직면해 있다.
 
통상 미국 유권자들은 경제 등 국내 이슈에 무게를 두고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번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은 경제 문제를 비롯해 국가안보 등 다양한 이슈에서 바이든의 국정운영에 불만을 표했다.
 
CBS뉴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가 바이든을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트럼프가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살림살이가 더 나아질 것으로 보는 유권자들이 많았다. NYT 조사에서 유권자 59%는 경제 정책에 있어서 트럼프를 더 신뢰한다고 답했다. 바이든을 신뢰한다고 답한 유권자는 37%에 그쳤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민주당 유권자들이 분열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이든을 지지했던 젊은층과 유색인종 민심이 이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NYT 여론조사를 보면 2020년 바이든을 지지했던 이들 유권자의 3분의2는 현재 국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30세 미만 유권자들은 단 1%포인트 차로 바이든을 선호했다.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의 바이든에 대한 지지도 크게 하락했다.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인 라시다 틀라이브 하원의원(민주당)은 전날 엑스에 “바이든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제노사이드를 지지한다”며 “그가 지금 휴전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2024년에 우리의 (지지에) 의존하지 말라”고 썼다.
 
바이든 선거 캠프 대변인을 맡은 케빈 무노즈 백악관 부대변인은 2022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돌풍을 예상했던 여론조사가 결과적으로 맞지 않았던 점에 비춰 “(대선) 1년도 더 전의 예측은 1년 후에는 약간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고 CNN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