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美 10년물 국채 금리 5년간 5.5% 맴돌 것"

2023-11-03 16:52
고령화·지정학 긴장 등 인플레 상승 압력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신화·연합뉴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해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향후 5년간 약 5.5% 수준에서 맴돌 것으로 예상했다. 인구 고령화와 지정학적 긴장 등이 국채 금리를 자극할 것으로 봤다.
 
캐나다 중앙은행 부총재를 지냈던 장 보이빈 블랙록 투자연구소 소장은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 10년물 국채 금리 5.5%가 향후 5년 간 거시적 환경에 일치하는 수준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채권 투자자들이 장기채에 투자할 때 요구하는 위험 보상과도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고용 시장 강세,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한 생산 비용 증가, 에너지 전환에 따른 비용 등으로 고금리 장기화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높은 국채 금리가 미국 정부에 상당한 압력을 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의 발언은 이번 주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0.17%포인트 하락한 후 나왔다. 지난 1일 하락 폭은 올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BV) 파산 이래 가장 큰 일일 하락 폭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이 국채 금리를 밀어 내렸다.

그러나 보이빈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전투의 성공 가능성에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며 “지금은 하락하지만, 내년 이후 어느 정도 불안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향후 몇 년간 미국 인플레이션은 3%에 가까울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보이빈은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에 주목했다. 그는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면서도 고금리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6월 9.1%로 최고치를 찍은 후 올해 9월 3.7%까지 내려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내년 6월부터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보이빈은 내년 말에나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관측했다.
 
또 다른 대형 자산운용사 핌코의 티파니 와일딩 이사는 “우리는 아직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CEO) 역시 연준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다이먼은 “그들(연준)이 아직 종료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추측해 본다”며 연준이 최대 0.75%포인트 이상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