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물가‧민생 안정 최우선...與野 초당적 협력을"
2023-11-01 00:00
약 27분간 내년도 예산안 656.9조원 설명..."국민 혈세 낭비 없이 사용"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2024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지금 우리가 처한 글로벌 경제 불안과 안보 위협은 우리에게 거국적, 초당적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며 여야 정치권에 전폭적인 지지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영계획안 시정연설을 하는 동안 자세를 낮췄다. 지난해 시정연설과 달리 국회에 '기대한다'가 아니라 '부탁한다'고 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도 없었다.
약 27분간 실시된 시정연설에서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30차례 이상의 박수로 윤 대통령을 응원했다. 야당 의원들도 본회의장 내 피켓시위나 고성을 내지 않기로 한 '신사협정'에 따라 야유와 고함 대신 침묵으로 연설을 지켜봤다.
윤 대통령은 "국제적으로 고금리와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가 위축되고 있으며, 올해 세계교역은 유례를 찾기 힘든 0%대 증가율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물가와 민생 안정을 모든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656조9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올해(638조7000억원)보다 2.8% 늘어난 것이다. 이는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재정 운용 기조는 건전재정"이라며 "단순하게 지출을 줄이는 것만이 아니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 없이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 앞서 5부 요인, 여야 지도부와 사전 환담을 진행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사실상 첫 회동도 성사됐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악수를 나누며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 대표는 "민생 현장이 너무 어려우니 정부 부처는 좀 더 신경 쓰며 정책을 집행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이후 여야 국회 상임위원장단과 간담회 겸 오찬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다 같이 뵙는 건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며 "취임 이후 가장 편안하고 기쁜 날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초당적 협력을 거듭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