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FOMC보다 美 재무부 국채 발행 계획이 더 큰 이벤트"

2023-10-30 11:28
미 재정적자 2조 달러 넘겨…장기채 발행 규모 증가 예상
국채 금리 출렁일 수도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CM) 정례회의가 오는 31~1일(이하 현지시간) 양일 간 열리는 가운데 이번 주 시장의 움직임을 좌우할 가장 큰 이벤트는 FOMC가 아닌 미 재무부의 다음 분기 국채 발행 계획 발표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FOMC는 오는 1일에 열리는 행사 중 두 번째로 중요한 행사가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초점은 금리 결정을 몇 시간 앞두고 공개되는 재무부의 국채 발행 계획에 쏠릴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재무부는 1일 오전 8시 30분(미 동부시간 기준) 이른바 ‘분기별 리펀딩’으로 불리는 다음 분기 장기물 국채 발행 계획을 발표한다. 이는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충당하기 위해서 미 10년물 국채 금리 등 장기채 발행을 어느 정도 늘릴지를 밝히는 게 골자다.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발행 속도를 높일 것인가이다. 앞서 미 재무부는 지난 8월 애초 960억 달러로 예정됐던 장기채 발행 규모를 103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는 2년 반 만에 처음으로 발행 규모를 늘린 것이다.
 
채권 시장에서는 재무부의 다음 분기 국채 입찰 규모가 11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본다. 세부적으로 보면 3년물 국채 480억 달러, 10년물 국채 410억 달러, 30년물 국채 250억 달러 등이다. 미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만큼 재무부는 국채 발행 규모를 1140억달러보다 증액할 수 가능성도 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의 2023 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 적자는 2조2000억 달러에 달했다.
 
장기물 국채 발행 규모가 늘면 국채 금리를 자극하며 채권 시장의 변동성을 키운다. 중동 긴장 확산과 연준의 금리인상 막바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최근 10년물 국채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수준인 5%선을 돌파했다.
 
아울러 재무부의 국채 발행 규모는 연준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비롯한 연준 고위 인사들은 최근 장기물 국채 금리 급등으로 인해 기준금리를 더 이상 올릴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웰스파고 증권의 전략가 안젤로 마놀라토스는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면서, 현재 (국채) 공급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며 “재무부의 리펀딩은 FOMC보다 더 큰 이벤트”라고 말했다.
 
다만,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스, 모건스탠리 등 월가에서는 최근의 장기채 금리 상승을 감안할 때 재무부가 장기채보다는 단기 국채 발행을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