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블링컨 "건설적 대화 기대"…왕이 "대화 통해 오판 막아야"

2023-10-27 07:44
중동 긴장, APEC 정상회의 등 논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10월 2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외교 수장들이 26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회담을 갖고 중동 긴장, 러·우 전쟁, 양자 관계 등을 논의했다고 로이터통신, CNN 등이 보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미국을 방문한 왕이 중국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을 맞이했다.

블링컨 장관은 "앞으로 며칠 동안 건설적인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이어 왕 부장은 "중·미 두 대국은 이견과 갈등이 있지만 중요한 공동이익과 함께 대응해야 하는 도전들이 있다"며 "중·미 쌍방은 대화를 재개할 뿐 아니라 깊고, 포괄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화를 통해 상호 이해하고, 오해와 오판을 막고, 호혜적 협력을 끊임없이 추구하면 양국 관계를 건전하고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 궤도로 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중·미관계에는 늘 이런저런 잡음이 있다”면서 “그런 일이 발생하면 중국은 차분하게 대처한다. 시비는 누가 힘이 세고 목소리가 큰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비를 판단하는 기준은 중·미 3대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을 준수하는지 여부,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준수하고 시대 발전의 조류에 순응하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이어 왕 부장은 "시간과 사실이 모든 것을 증명할 것이며, 역사는 공정한 입장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부연했다. 블링컨 장관은 왕 부장 발언에 동의한다고 했다.
 
왕 부장의 방미는 올해 초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미·중 관계가 최악의 수준으로 치달은 후 중국 최고위 인사의 미국행이다.
 
미국 관리들은 블링컨 장관과 왕 부장이 마크 스위단과 카이 리 등 중국에 억류된 미국 시민 등을 포함한 양국 관계의 다양한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 관리들은 양측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는 방법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왕 부장과 통화를 하고 중국이 이·팔 전쟁 확산을 막기 위해 이란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24일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측이 이번 주 워싱턴을 방문할 때 이를(중동 긴장 확산 방지) 수행하기 위해 계속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오는 28일까지 미국에 머무를 예정으로 이 기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CNN은 “왕 부장의 방문은 내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면 만남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