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폭스콘 조사 등 대내외 악재로 급락...팬데믹 이전 저점으로
2023-10-23 18:13
23일 중국 증시는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하락 마감했다. 모든 지수가 1~4년 내 최저점을 찍으면서 코로나19 발생 이전 최저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43.77포인트(1.47%) 하락한 2939.29, 선전성분지수는 144.38포인트(1.51%) 내린 9425.98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과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각각 36.35포인트(1.04%), 32.04포인트(1.69%) 하락한 3474.24, 1864.91에 마감했다. 특히 선전성분지수와 CSI300은 2019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유동성 위기 등으로 인한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에 더해 이스라엘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계속해서 중국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문가를 인용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중국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 두 가지가 해결돼야 한다”며 “그래야만 증시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석유·화학·전력·철강 등 자원 관련주를 비롯해 반도체·증권·부동산·의약·금융 등 업종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화웨이가 이날 위챗 공식계정을 통해 5G 어드밴스드(5G-A) 성능테스트를 완성했다고 전하면서 관련 업종의 주가에 훈풍이 불었다. 6G로 가는 중간 단계인 5G-A는 다운로드 속도가 5G보다 10배 빠르다. 중국 정부는 화웨이를 앞세워 내년부터 5G-A 상용화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국 당국이 최근 몇 주간 증시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연일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1일 중국 국유 투자회사 후이진은 중국 4대 국유은행의 주식을 총 4억7700만 위안어치 사들였으며 향후 6개월간 4대 은행 지분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는 증시 부양책 중 하나로 후이진이 4대 은행주를 한꺼번에 매입한 건 8년 만에 처음이다.
또한 지난주부터 시노펙을 비롯한 중국 주요 국유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윈드에 따르면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만 612억 위안에 달한다.
골드만삭스의 시푸 중국주식전략가는 “자사주 매입은 시장 심리 개선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이 같은 조치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향후 3개월 동안 부양책이 시장을 지탱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