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감] 여야, '홍범도 흉상' 이전 두고 공방 치열
2023-10-23 16:50
여 "문재인 정부, 흉상설치 주먹구구식 추진"
야 "흉상 이전 시도는 이념 논쟁…중단해야"
야 "흉상 이전 시도는 이념 논쟁…중단해야"
여야는 23일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 육군사관학교가 추진하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
여당은 홍 장군 흉상 설치의 배경에는 문재인 정부가 있었으며 주먹구구식으로 추진됐다고 비판했다. 반면 야당은 홍 장군 흉상 이전 시도를 이념 논쟁이라고 꼬집었다.
23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육군본부 등에 대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는 육사의 홍 장군 이전·철거 문제가 집중 질의 대상이 됐다.
이 의원은 “2018년 3월 1일 제막식이 있었고, 이후 문 대통령이 참석한 그해 육사 졸업식 때 생도들이 흉상 앞에서 모자를 던졌다”며 “졸업식 행사에 맞춰 흉상이 제작됐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당시 탁현민 선임행정관이 연출했다고 알려졌다”고 언급했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은 “홍 장군은 최고의 독립 영웅이고 모두 다 추앙하고 사랑하는 장군이지만 육사에는 어울리지 않는 분”이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육사의 역사가 왜곡되고 육사 정신이 훼손됐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은 이념 논쟁을 멈추고 육사 내 홍범도 흉상 이전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흉상 이전에 대해 “절대 반대다. 홍범도 장군이 이념 논쟁의 제물이 됐다”며 “민생에 주력하자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 발언의 취지에 따라 이념 논쟁을 멈추고 이전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 의원은 “(한 여론조사에서) 흉상 이전 반대가 63.7%”라며 “이게 민심이다. 윤 대통령도 국민은 항상 옳다고 하지 않았느냐. 흉상 이전에 민생 문제냐”고 추궁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지금 이 시각 이념 논쟁의 진원지가 어딘지 아느냐. 육사다”며 “문 정부 책임인지 따질 문제인가. 홍 장군은 박정희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건국훈장을 받았다”고 거들었다.
박정환 육군참모총장과 권영호 육군사관학교장은 홍범도 장군의 독립운동 공적은 인정하지만 육사 내 흉상 설치는 육사생도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철거 입장을 고수했다.
박 총장은 ‘홍범도 장군 등 독립영웅 흉상 설치가 육사의 대적관을 흐리게 했다고 보느냐’는 질의에 “일정 부분 흐리게 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또 박 총장은 ‘육군총장이 헌법 정신을 부정하고 독립영웅을 부정하며, 일제에 항거한 역사를 지우는 것이 옳은가’라는 추궁에 “육사의 설립 취지와 목적은 광복운동, 항일운동 학교가 아니다”고 맞섰다.
이에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총장, 정신 차려”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육사는 교내 충무관 앞에 설치된 6명의 독립영웅 흉상 중 홍범도 흉상은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다른 흉상은 교내 적절한 장소로 옮길 예정이다.
또 육사는 지난 16일부터 홍범도·김좌진 장군 등 독립영웅을 기린 충무관 내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