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건설, 사우디와 협력 다각화 나서…제2 중동 붐 가속화하나
2023-10-23 16:28
국내 건설사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동행하며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기업·기관들과 협력을 다각화하고 있다. 최근 금리 인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중동에서 기회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번 중동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삼성물산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네옴시티 옥사곤 모듈러 시장 공장 투자를 위한 공동사업협약서'를 체결했다. 네옴시티 내 친환경 첨단산업단지로 계획 중인 옥사곤에서 약 45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주거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옥사곤 산업단지에서 필요한 주거시설을 모듈러 기술로 짓기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한 것"이라며 "이를 시작으로 앞으로 옥사곤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 필요한 모듈러 주택 사업 전반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반그룹도 사우디 현지 기업과 손을 맞잡았다. 사우디 설계·조달·시공(EPC) 업체인 무함마드 알-오자이미 그룹과 MOU를 맺고 향후 사우디 내 건설·제조 등 다양한 사업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양사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우디 메가 프로젝트에 공동 투자하고, 호반그룹 건설계열이 주택 건설에 협력하기로 했다. 사우디 내 초고압·고압·중저압 케이블 생산법인에 공동 투자하고 케이블 공장 생산·운영 관련 기술 협력도 추진하게 된다.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메가 프로젝트 등 건설사업 확대도 예상된다"며 "이번 순방으로 호반그룹이 두 번째 중동 붐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네옴시티 개발사업이 본격화하며 건설사들은 중동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앞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네옴시티 '더라인' 지하터널 첫 구간을 공동 수주해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며 지난 6월 현대건설은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 측에서 6조5000억원 규모 석유화학단지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를 따냈다.
중동 수주 규모도 커지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국내 건설사가 중동 지역에서 수주한 금액은 전체 해외 건설 수주액 235억3000만 달러 가운데 34%에 달하는 79억8000만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동기 대비 2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그중 사우디 수주 규모는 전체 중 26.5%를 차지하는 62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0억 달러)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