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핫피플] 김승수 "'기성품'이 '유물'로 둔갑한 해외박물관...점검 필요"

2023-10-23 14:50
국내 국립박물관 연평균 1%대 유물 복원율도 지적..."전문 인력 양성 필요"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해외박물관에서 평범한 한국 예술품들이 고증 없이 전시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부분 고증이 없는 부실 복제품과 기념품, 일반 상품이 전시품으로 채워져 있다고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23일 김 의원이 국립중앙박물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8개 해외박물관 가운데 실제 유물이 전시된 곳은 1곳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이던 8개 박물관 중 7곳은 현지의 국립 박물관이었다.  

실제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 난초 화분, 식기세트 등이 해외국립박물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품으로 버젓이 전시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즈베키스탄 국립예술박물관의 경우 시중에서 판매 중인 화분, 식기세트 등이 예술품으로 전시됐다. 멕시코 국립세계문화박물관과 도미니카공화국 콜럼버스기념관은 각각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직지'와 '반야심경 목판' 복제품이 전시됐다.

이에 국외박물관 한국실 운영실태 조사 용역 결과 보고서는 "제작 수준이 매우 낮고, 시중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기성 상품으로 국외박물관 한국실 기준에 부적합하다"고 평했다. 

 
우즈베키스탄 국립예술박물관 한국실 전시품 사례. 고려청자를 모방한 현대 청자로 난초 화분 등 기성 상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국내 박물관의 낮은 유물 복원율과 전문 인력 부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전국 14개 국립박물관의 경우 복원이 시급한 유물 36만 5724점 중 지난해 4063점만 복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14개 국립박물관의 유물 복원율은 1.1%로 집계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인력부족'을 낮은 복원율의 이유로 꼽았다. 지난 10년간 전국국립박물관의 복원처리 인력은 2015년 30명에서 2019년 26명, 2023년 28명으로 각각 줄어들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경주국립박물관, 부여국립박물관을 제외하고 상주 복원 인력은 각 1명씩에 불과했다.

김 의원은 "해외박물관 전시는 국격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보다 철저한 점검·관리를 해야 한다"며 "국내 유물 복원과 관련해서도 영국, 프랑스, 중국과 같이 우리나라 역시 복원센터 설립, 복원 인력 양성 등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방안 마련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