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계 최대 홍보대행사 압수수색..'뇌물수수 혐의'

2023-10-22 12:02
공안당국, 상하이 사무실 급습
'뇌물수수' 전·현직 임원 3명 체포
반간첩법 후 외국기업 단속 강화
"외국기업 투자심리 위축 우려"

세계 최대 광고회사인 영국계 WPP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공안당국이 세계 최대 광고회사인 영국계 WWP그룹 홍보대행사의 상하이 사무소를 압수수색하고 전·현직 임원 3을 구금 체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가 적용됐다고 홍콩 명보는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 공안국 경제범죄수사대는 21일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수사팀이 시장감독관리 부문과 뇌물 사건을 수사해 모 광고회사의 전·현직 임원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9년부터 올해 2월까지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거액의 뇌물을 수수했다고 설명했다. 공안은 관련 인사들을 형사 구류 중이며 정확한 내용을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하이 공안국 발표에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중국 공안이 세계 최대 광고기업인 WPP그룹의 미디어 투자 부문 자회사 그룹엠의 상하이사무소를 압수수색하고 직원 3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최대 광고회사인 WPP그룹은 전 세계 110개국에 3000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임직원만 16만명이 넘는다.  그룹엠은 WPP가 전액 출자한 산하 미디어 투자 관리회사다. 지난해 매출만 600억 달러로, WPP그룹 전체 수익의 약 3분의1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WPP그룹의 4대 광고 시장으로, 그룹엠은 중국 홍보대행사 순위에서 1위를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데이터마케팅업체 이비퀴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홍보대행사 순위에서 미디어엠은 시장점유율 15.3%로 1위였다.  현재 중국 8개 도시에 사무소를 운용하고 있으며, 전체 직원 수만 1800명에 달한다. 

로이터는 WPP그룹 압수수색 사건을 중국의 반간첩법 강화와 연관 지으며 이번 사건이 외국 기업의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 7월 1일부터 간첩 행위에 대한 정의를 확대하고 처벌을 강화한 것을 골자로 하는 반간첩법 개정안을 시행하고 있다.

대형 기업실사업체 3곳이 베이징과 홍콩 지사를 폐쇄하거나 영업을 대폭 축소하는 등 반간첩법을 피해 중국을 떠나는 외국 업체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3월 미국 기업실사업체 민츠그룹 베이징 사무소를 기습 단속해 직원 5명을 체포했고, 민츠그룹은 사무실을 폐쇄했다.  민츠그룹은 강제노동 문제로 미국 등 각국의 제재 대상이 된 신장위구르산 제품과 관련한 조사를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미국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 미국 컨설팅회사 캡비전 등 사무소가 올 들어 공안당국으로부터 압수수색 당했다. 

최근엔 지난 3월 중국에서 간첩 혐의 등으로 붙잡힌 일본 대형 제약회사 직원이 중국 당국에 의해 정식 체포됐다.  반간첩법 시행 후 외국인이 간첩 혐의로 공개적으로 구속 전환된 첫 사례라고 외신들은 보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