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섭 차장검사 대검 고발…추가 탄핵심판 가능성

2023-10-19 14:53
위장 전입·범죄 기록 조회 등 혐의 제기
대검, 수원고검에 비위 의혹 확인 지시
민주당, 고발장 제출 이어 탄핵 추진 전망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검. [사진=연합뉴스]

비위 의혹이 제기된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에 대해 대검찰청 차원의 진상 파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 절차가 진행될지 주목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주민등록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형법 위반, 국가공무원법 위반, 검찰청 공무원 행동강령 운영 지침 위반 혐의 등으로 이 차장검사를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애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려던 방침을 바꿔 대검에 고발장을 냈다.

민주당은 고발장에서 이 차장검사가 자녀를 강남의 초등학교에 보내기 위해 처남의 아파트에 위장 전입했다고 주장했다. 검사들이 처남이 운영하는 골프장을 이용하도록 대신 예약해 주고, 해당 골프장의 직원과 가사도우미, 베이비시터 등의 범죄 기록을 조회해 줬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위장 전입 등 이 차장검사의 비위 의혹은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처음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대검은 국정감사 당일 수원고검에 이 차장검사의 비위 의혹을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대검은 사실관계가 파악되는 것에 따라 후속 조처를 검토할 방침이다. 

특히 민주당이 이 차장검사에 대한 고발에 이어 탄핵을 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검사의 사례와 같이 탄핵심판이 진행될 수도 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산하 검사범죄대응TF는 18일 첫 회의를 열고 안 차장검사 탄핵심리 대응과 추가 검사 탄핵을 논의했다. 추가 탄핵 대상에는 이 차장검사를 비롯해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으로 기소된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차장검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고 있어 탄핵 추진이 수사에 영향을 미칠 의도란 지적이 제기될 우려도 있다. 

이 차장검사 산하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는 쌍방울그룹의 이 대표 쪼개기 후원 의혹, 공공수사부(김동희 부장검사)는 이 대표 배우자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안동건 부장검사)는 쌍방울 기업 비리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절차적으로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합리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냐, 약간의 의도가 있는 것이냐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며 "여야 합의로 대부분 국민의 뜻이 전달된 상태가 아니라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특정 정당의 독자적인 주도 하에 진행된다면 정당성이 부여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19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과 관련해 유우성씨를 보복 기소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이후 이달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표결에서 탄핵소추안은 재석 287명 중 찬성 180명, 반대 105명, 무효 2명으로 가결됐다. 검사 탄핵안이 가결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지난 1999년 김태정 검찰총장 탄핵안이 국회 표결에 부쳐졌지만, 당시에는 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