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방침에…4대 과기원·포스텍 '의사과학자' 양성 가능성 커져
2023-10-18 18:05
고부가 바이오 연구 인력 확보 필요성
카이스트, 과기의전원 설립 공식 발표
매년 50명 정원…다른 곳도 설립 탄력
카이스트, 과기의전원 설립 공식 발표
매년 50명 정원…다른 곳도 설립 탄력
윤석열 정부가 의대 정원을 크게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힘에 따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추진하는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 설립에 속도가 붙게 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울산과학기술원(UN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포스텍(포항공대)도 의사과학자 양성을 강조해 추가로 과기의전원 설립에 뛰어들 가능성이 점쳐진다.
18일 과학계에 따르면 KAIST는 지난달 의과학대학원을 운영하며 확보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기의전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의대 졸업 후 의사 면허를 보유한 인재가 바이오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 진학하는 의과학대학원과 달리 과기의전원은 연구에 뜻이 있는 인재를 교육해 의사 면허를 주고 연구를 꾸준히 지원하는 게 목표다.
KAIST는 정부 정책에 맞춰 과기의전원 정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과기의전원 설립에 적극 나설 수 있는 배경에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가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대전 유성구 KAIST에서 열린 '대전 과학기술·디지털 혁신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해 "KAIST에서 추진 중인 의사과학자 육성 대학원 설립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KAIST가 계획하는 과기의전원은 일반 대학교 졸업자(학사)를 대상으로 4년간 의학 과정을 교육해 의사 자격을 부여하고, 이후 3~4년간 공학박사(PhD) 과정을 교육하는 구조다. 실험적인 교육 커리큘럼인 만큼 선발 인원은 매년 50명 정도를 목표로 한다. 1000명 이상으로 알려진 의대 증원 규모에 비하면 적은 수인 만큼 과학계에선 KAIST가 정원을 할당받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KAIST 행보는 다른 3대 과기원과 포스텍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UNIST는 지난 7월 울산대 의대와 함께 의과학대학원을 설립했고, 포스텍은 2026년까지 의과학대학원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이 의과학대학원을 넘어 과기의전원 설립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쳐지는 이유다.
미국에선 의과대학 졸업생 4만5000여명 중 3.7%(약 1700명)가 의사과학자 길을 걷는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의대 정원 3058명의 1% 미만인 30명가량만 의사과학자가 된다. 의학계에선 과기의전원 설립과 함께 의사과학자가 연구를 지속할 수 있게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