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기채 또 급등, 2년물 17년만에 사상 최대…韓 자본시장 불안감 확대

2023-10-19 07:57

국내 자본시장이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모처럼 순매수세로 돌아섰지만 미국 국채 금리가 치솟으며 추가 긴축 우려에 코스피 시장도 답답한 장세를 이어갔다. 국내 채권 금리도 올라 회사채 시장 부담감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0.10% 상승했고 코스닥 지수는 1.40% 하락했다. 지난달부터 2조원 넘게 순매도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17일부터 순매수로 돌아서며 이날도 344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그러나 외국인 매도세에 코스피와 코스닥 한 달 하락률은 각각 -5.33%, -10.03%에 달한다.

국내 시장에 중요한 변수로 부상한 미국 국채 금리가 또다시 치솟으면서 긴축 우려를 키웠기 때문이다. 17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장중 4.85%를 기록했다. 이달 초 기록한 고점을 넘어서진 않았지만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새로 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0년물 미국 국채 금리도 4.94%까지 다시 올랐고 2년물 국채 수익률은 5.21%까지 급등하면서 1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국채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국고채 금리도 오르면서 크레디트 스프레드(회사채·국고채 간 금리 차)도 확대되고 있다.

이날 민간채권평가(민평) 3사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4.3bp(1bp=0.01%포인트) 오른 4.037%를 기록했다. AA- 등급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4.1bp 상승한 4.836%로 스프레드는 79.9bp를 나타냈다. 한 달 전 75.7bp보다 더 커졌다.

크레디트 스프레드 확대는 시장이 회사채 위험 부담을 크게 평가한다는 뜻이다. 안전 자산인 국채 금리가 크게 오르면 비우량 자산인 회사채 투자 수요가 감소해 금리 차가 벌어진다. 그만큼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도 늘어난 것이다.

국고채 금리 변동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채권시장과 유동성 여건에 따라 원화 국고채 시장에 수급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소버린 스프레드(국채 수익률 격차) 변동 패턴상 국내도 장기금리 변동성 확대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