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연속 '팔자' 외인, 자동차株 사들인 까닭은?
2023-10-16 05:00
낮은 PBR과 바뀐 주주환원 정책이 투심 자극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15일 연속 순매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국내 증시가 폭락했던 2020년 이후 3년 만에 최장기간 '팔자'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순매수 중인 주식이 있다. 완성차 업체 주가가 저평가 구간에 접어들었고 연말을 앞두고 고배당 매력까지 부각되고 있어 강한 반등이 예상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5위권에 기아와 현대차가 포함됐으며 각각 2위와 5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기아를 2234억원어치 사들였으며 현대차는 593억원어치 매수했다.
지난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57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달 18일부터 15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이 기간 외국인 누적 순매도 금액은 2조4957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이 15일 연속 순매도한 것은 2020년 이후 최장기간이다. 당시 외국인은 3월 5일부터 4월 16일까지 30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 바 있다.
매도 행렬 속에 자동차주 매력이 부각된 이유는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꼽힌다. 국채 수익률 상승과 달러 강세 영향으로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는 장세에서는 위험 회피 수단으로 통상 저평가 가치주 매력이 부각된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중 이차전지 회사로 분류돼 높은 가치를 평가받은 포스코인터내셔널(2.09배), 금양(53.47배)과 배당 매력이 부각된 KT(0.50배), 하나금융지주(0.35배)를 제외하면 자동차 관련 주식 PBR은 대부분 1배 미만이다. PBR이 1배 미만이면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자산가치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연말 배당 수익에 대한 기대도 일조했다. 자동차주는 고배당주로 분류된다.
특히 올해 들어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배당 규모를 대폭 늘리는 동시에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등 주주 친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앞서 4월에 1분기 경영 실적과 함께 분기 배당 실시, 배당 성향 25% 이상 설정, 향후 3년간 자사주 매년 1% 소각 등 '중장기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기아도 향후 5년간 연간 5000억원씩, 최대 2조5000억원 규모에 이르는 중장기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분 중 50%는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는 자동차 관련주 가운데 기아를 최선호주로 제시하고 있다. 정용진 산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배당수익률은 현대차가 5.5%, 기아가 5.8%에 달한다"며 "지나친 저평가와 배당수익률을 고려해 기아를 최선호주로 제시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