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시, 경제지표 부진에 美 고물가까지...3거래일 만에 후퇴

2023-10-13 17:58
의료·제약, 은행주는 강세
홍콩 항셍지수 전장 대비 2.33%↓

중국 증시 지수를 보여주는 상하이 루자주이 금융지구 전광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3일 중국 증시는 경제지표의 고르지 못한 회복과 미국 물가 불안, 중동 위기 고조 등으로 투자 자신감이 위축되며 하락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19.80포인트(0.64%) 하락한 3088.10, 선전성분지수는 100.21포인트(0.99%) 떨어진 1만68.28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과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각각 38.97포인트(1.05%), 22.50포인트(1.11%) 하락한 3663.41, 1996.60에 마감했다.
 
전날 5거래일 만에 ‘사자’로 돌아섰던 외국인은 다시 ‘팔자’에 나섰다. 상하이·선전 증시에 유입된 북향자금(北向資金·외국인 자금) 규모는 총 64억39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이 중 홍콩에서 상하이로 투자하는 후구퉁을 통해 39억6900만 위안, 홍콩에서 선전으로 투자하는 선구퉁을 통해 24억7000만 위안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동월 대비 3.7%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3.6%)를 소폭 웃돌았다. CPI 발표 이후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화가 동반 상승하면서 하락장으로 시작했던 중국 증시는 오전에 발표된 경제지표 부진으로 낙폭이 확대됐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CPI가 지난해 동월 대비 0%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달치(0.1%)와 시장 전망치(0.2%)를 모두 밑도는 수준이다. 같은 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해 동월 대비 2.5% 하락했다. 전달(-3%)보다는 개선됐으나 전망치(-2.4%)에는 미치지 못했다.
 
물가상승률이 보합에 그치면서 디플레이션 위기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PI가 제로(0)인 것은 디플레이션이 여전히 중국 경제의 실질적인 위험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같은 달 수출액(달러 기준)은 2991억3000만 달러(약 403조원)로 지난해 동월 대비 6.2% 감소한 것으로 나타냈다.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던 6월(-12.4%)·7월(-14.5%)과 전달(8.8%)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시장 전망치(-7.6%)도 웃돌았다. 다만 중국 경기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로이터통신은 이코노미스트들을 인용해 “부동산 시장 위기, 고용 및 가계 소득 증가의 불확실성, 일부 민간 기업의 취약한 신뢰도가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향후 몇 달 동안 내수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 예측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양조, 관광, 가전, 식음료, 의류 등 소비 관련주와 부동산, 철강, 전력 관련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의료·제약주와 은행주는 강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의료·제약계에 대한 부패 척결 움직임이 끝을 보이고 있는 데다가 3분기 호실적을 나타내고, 다이어트 보조제 개발 관련 소식까지 이어지면서 의료·제약주 주가에 연일 훈풍이 불고 있다.
 
전날 중국 국유 투자사인 후이진공사가 증시 부양을 위해 중국 4대 은행(공상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건설은행)의 주식을 매수했다는 소식으로 은행주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편, 이번 주 들어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던 홍콩 증시도 크게 흔들렸다. 홍콩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2.33% 내린 1만7813.45로 장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