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외국인들 "한국 주식·채권 팔자"…2조원 빠져나갔다

2023-10-13 12:00
지난 8월 이어 9월에도 순유출 기조…감소폭은 둔화

지난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과 채권 매도에 나서면서 한 달 간 2조원 가량 빠져나갔다. 중국 경기 둔화와 반도체 업황 회복 지연 등 악재가 겹치면서 외국인들의 '셀코리아'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중 외국인 주식·채권 투자자금을 모두 합한 증권투자자금은 14억3000만 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9월 말 원·달러 환율(1349.3원) 기준 1조9295억원에 달한다. 순유출 기조는 전월(-17억달러)에 비해 둔화되긴 했으나 두 달 간 지속되고 있다.  

9월 외국인 증권투자금 가운데 주식투자자금은 총 13억30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지난 7월만 하더라도 반도체와 2차전지 업황 개선이 점쳐지면서 외국인들의 투자 유입이 활발했으나 8월 들어 중국의 경기 둔화 움직임으로 인해 자금 이탈이 본격화됐다. 특히 9월 주식투자자금은 직전월(9억1000만달러 순유출) 대비 규모가 더 커졌다. 

이 기간 외국인들의 채권투자자금도 1억 달러 가량 순유출됐다. 다만 8억달러 가까이 순유출된 전월과 비교하면 유출폭은 크게 축소됐다. 한은은 "채권자금의 경우 대규모 만기도래에도 불구하고 자금의 재투자가 원활하게 이어지면서 순유출 규모가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9월 원·달러 환율(종가 기준)은 강달러 흐름 속 말일 기준 1349.3원을 나타냈다. 다만 국내 무역수지 흑자 확대 등 국내 외환수급 개선 영향으로 상승폭이 제한됐고 최근 중동사태 발발 이후 달러화 강세가 주춤하면서 지난 11일에는 1338.7원을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가치 대비 미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화지수(DXY)는 8월 말 기준 103.6에서 9월 말 106.2로 상승했으나 지난 11일 105.8로 다시 하락했다.

원·달러환율 변동폭(변동률)은 지난 8월 5.5원(0.41%)에서 9월 3.5원(0.26%)으로 축소됐다. 달러화 스와프레이트는 내외금리차 등락에 따라 3개월물 기준 8월 -2.08%에서 9월 말 -2.22%로 하락했다. 3년물 통화스와프(CRS) 금리는 국고채 금리 상승 영향에 따라 2.99%(8월)에서 3.14%(9월)로 상승했다. 실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8월 3.71%에서 9월 3.95%로 상승했다.

9월 국내은행의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단기 기준 34bp로 전월(23bp) 대비 11bp 상승했다. 반면 중장기 차입 가산금리는 1bp 오른 75를 기록했다. 한은은 "중장기 가산금리는 안정적인 수준을 기록한 반면 단기 차입 가산금리는 차입기간 장기화와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국책은행의 차입 비중 감소 등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국가의 신용 위험도를 보여주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전월 31bp에서 32bp로 소폭 올랐다. 

한편 3분기 국내은행 간 하루 평균 외환거래 규모(외국환중개회사 경유분 기준)는 309억 달러로 전분기 대비 40억3000만 달러 줄었다. 현물환거래와 선물환거래가 각각 28억 달러, 8억9000만 달러 감소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