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은행 가계대출 '또 역대급'…주담대만 한 달새 6.1조 늘었다
2023-10-12 12:00
전월 대비 4.9조원 증가한 1079.8조원…한은 통계 산출 이래 최대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1080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금융당국의 주택대출 규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대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서만 6조원 이상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이 뒤늦게 50년 만기 주담대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가운데 그에 따른 대출 축소 효과는 오는 10월부터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월간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중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규모는 전월 대비 4조9000억원 증가한 107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이 가계대출 관련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치다. 증가 폭은 전월(6조9000억원) 대비 감소하긴 했으나 은행 가계대출은 반 년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 가계대출 확대 추세는 이번에도 주담대가 주도했다. 실제 지난달 은행 주담대 잔액은 833조9000억원으로 한 달 만에 6조1000억원 늘었다. 이는 전월(7조원) 대비 둔화된 수준이나 역대 9월 기준으로 보면 지난 2020년 9월(+6조7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폭의 증가세다. 국토교통부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전월 대비 1만 가구 줄어든 1만2000가구,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7000가구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담대 규모는 추석 명절 기간 등과 겹쳐 은행 영업일 수가 줄었고 금융권 대출 취급조건 강화 영향이 더해져 증가폭이 축소된 측면이 있다"면서 "이번 가계대출 증가폭 축소는 대부분 (주담대가 아닌) 기타대출 감소 영향이 반영됐고 계절적 요인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금융시장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대출 규모는 당분간 더 늘어날 여지가 높다. 윤 차장은 "올해에는 주택경기를 둘러싼 불확실성, 대출금리의 향방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 확답을 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통상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9월에 비해 10~11월에 확대되었다가 연말에는 계절적 비수기, 상여금 유입 등으로 다시 축소되는 패턴을 보여왔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