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장투해도 '쪽박'....소액주주 울린 STX
2023-10-12 05:00
13분의 1토막, 끝없는 추락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TX는 인적분할 이후 주가 수익률 -59.18%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고점 대비 67.01% 하락했다. STX 주가가 지난 2013년 연말 기준 23만원 선에서 형성됐던 점을 고려하면 10년 사이에 주가가 1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장기투자자일수록 손해가 큰 상황이다.
지난 10년간 STX는 9번의 유상증자와 3번의 무상감자를 반복했다.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단행됐지만 회사 상황은 자꾸 더 나빠졌고 주가는 계속 하락했다. 10년 전 100만원을 투자했다면 현재 잔고는 2200원에 불과하다.
STX의 부채비율은 2019년 894.64%를 기록한 뒤 2021년 451.21%까지 줄었지만 지난해 624.97%로 늘었다. 부채비율 수치가 높을수록 타인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자기자본 의존도보다 높아 회사 재정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나타낸다.
STX는 조선소와 해운회사를 축으로, 중공업과 엔진, 에너지 기업을 계열사로 둔 한때 재계 순위 13위에 오른 대기업 집단이었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중국이 조선 사업을 확대하며 사세가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이 과정에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며 증자와 감자를 되풀이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결국 STX는 경쟁력 극대화에 나서겠다며 사업 부문을 재편했다. 해운·물류 부문은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법인 'STX그린로지스'가 영위하고, STX가 니켈·리튬 등 원자재 트레이딩 영역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STX가 스스로를 이차전지 관련주로 포장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최근 이차전지 업종마저도 일제히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가며 STX 주가에는 별반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업종이 현재 실적보다 지나치게 고평가된 상태로 STX의 주가 흐름은 4분기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