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앱 '극과 극'… IPO 속도 vs 구조조정 단행
2023-10-11 18:00
숙박앱 양대산맥인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기어때는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기업공개(IPO)에 속도를 내는 반면 야놀자는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극과 극’의 실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기어때의 국내 증시 IPO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바탕으로 이르면 연내 주관사 선정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IPO 준비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실제 여기어때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사상 최대를 갈아치웠다. 여기어때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574억원, 182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 영업이익은 80.1% 늘었다.
사용자 유입도 크게 늘어 월간활성사용자수(MAU)로도 업계 1위인 야놀자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월간활성사용자수는 각각 355만명, 336만명으로 19만명 차이다. 신규 앱 설치 건수 기준으로는 여기어때(33만건)가 야놀자(28만건)를 제쳤다.
반면 야놀자는 실적 부진으로 위기에 빠졌다. 올 상반기 야놀자 매출은 32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3% 늘었지만, 2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야놀자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지난 6일까지 접수를 받았다. 희망 퇴직에 대한 보상은 월 급여 4개월 또는 유급휴가 3개월 중 선택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야놀자는 “실적 부진으로 인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조직을 개편하는 것”이라며 “IPO 관련해선 시기와 장소 등 정해진 것이 없다”선을 그었다.
다만 일각에선 올해 예상됐던 미국 나스닥 상장도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잇단 상장 무산 등으로 투자 시장에서 숙박앱과 같이 코로나 시기 급성장한 플랫폼 기업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는 만큼 야놀자의 IPO 준비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후발주자인 여기어때까지 바짝 뒤를 쫓고 있어 시장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