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창제 580주년...훈민정음 해례본·언해본, 최초 동시 복간이 갖는 의미

2023-10-07 05:00
2015년 이어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국보 해례본 재현
김슬옹 원장, 한글 해설서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의 탄생과 역사' 집필

[사진=가온누리]
 
한글의 창제 원리 등을 담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을 최대한 옛 모습에 가깝게 되살린 복간본이 한글날에 출간된다. 한글의 가치를 오롯이 알리기 위한 최초의 동시 복간을 위해 여러 단체들이 힘을 모았다. 한글 창제 580주년을 맞아 뜻깊은 작업이 이뤄졌다. 

도서출판 가온누리는 오는 9일 한글날에 맞춰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의 복간본을 펴낸다. 해례본과 언해본 두 자료를 모두 복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보인 훈민정음 해례본은 1443년 세종이 창제해 반포한 한글의 창제 원리와 뜻, 문자를 조합해 표기하는 방법 등을 담은 한문 해설서다. 1997년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해례본은 1443년에 세종이 창제를 마무리한 훈민정음을 상세하게 여덟 명의 집현전 학사들(정인지·최항·박팽년·신숙주·성삼문·강희안·이개·이선로)과 함께 해설한 문자 해설서다.

해례본 가운데 세종이 저술한 '정음'(正音) 편의 서문과 문자의 사용 방법 등을 우리말로 옮기고, 한자음의 표기법을 더해 간행한 책이 언해본이다.

복간본 해설서를 집필하고 해례본과 언해본을 감수한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문으로 된 해례본과 한글로 된 언해본이 서로 짝을 맞춰야 진정한 한글의 가치가 드러나고, 역사적 가치를 나눌 수 있다"고 복간의 의미를 짚었다.

해례본과 언해본 두 자료를 모두 복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보문고가 2015년 제작을 맡았던 1차 복간 때와 같이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장한 해례본 원본을 활용했다.

가온누리 출판을 통해 제작되고 유통될 이번 복간사업은 간송미술관에 보관하고 있는 국보 '훈민정음' 해례본을 정밀한 고증과 작업을 거쳐 현재 상태로 재현했다. 언해본은 문화재청이 국어사학회와 함께 복간한 것을 실제 책으로는 처음 펴내는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글 창제 580주년 훈민정음 해례본(간송본)·언해본 동시 최초 복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훈민정음 언해본(왼쪽)과 해례본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직 45년간 한글 연구에만 몰두하여 많은 업적을 내고, 2013년, 2014년 한글날에 방영한 KBS '한국의 유산'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을 해설한 바 있는 김슬옹 원장이 직접 집필한 한글 해설서인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의 탄생과 역사'도 해례본과 언해본 복간의 의미를 더했다. 

이 책은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배경과 해례본과 언해본의 구조와 내용, 간송 전형필과 해례본 이야기, 한글의 원리 등을 다양한 자료를 곁들여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여기에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 훈민정음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국·영문 현대역도 함께 수록했다. 

또한 최초로 '훈민정음' 해례본의 원문을 현대 활자로 재현하여 음을 단 ‘활자 재현본’과 해례본 원본과 다듬본(교정본)의 비교도 확인할 수 있다. 해설서의 감수는 원로 국문학자이자 훈민정음 연구의 최고 권위자인 정우영 동국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간송이 일생 온 힘을 다해 문화재를 지킨 것은 우리 민족에게 이처럼 훌륭한 문화와 역사가 있다는 자긍심과 자신감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 정신이 온전히 집결된 한글의 뿌리가 되어준 ‘훈민정음’을 국민들께서 직접 접하실 수 있도록 '훈민정음' 해례본, 언해본 복간사업 지원을 결심했다.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더 가까이 우리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를 체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