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새 원내대표 홍익표 의원 선출
2023-09-27 02:00
가결표 색출 질문에…"빠른 시일 내에 입장 낼 것"
비명계 "현 상황서 원내대표가 무슨 의미 있나…당 보완할 생각 안 해"
비명계 "현 상황서 원내대표가 무슨 의미 있나…당 보완할 생각 안 해"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원내대표에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홍익표 의원이 26일 선출됐다.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로 계파 갈등이 불거진 상태라 친명계의 비명(비이재명)계 탄압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오후 개최된 21대 국회 제4기 민주당 원내대표 보궐선거에서 새 원내대표로 뽑힌 홍 의원은 취임 일성으로 "민주당이 하나의 팀이 돼 이 대표와 함께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힘과 동력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이 대표의 가결표 색출에 비판이 많다'는 질문에 "우리 당의 미래, 통합과 원칙 있는 정당으로 다시 나서는 데 어떤 게 좋을지 숙고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관련 입장을 내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및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진행으로 계파 갈등이 깊어진 상황에서 홍 원내대표 당선이 비명계 의원들에게는 비극적인 소식이라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은 현재 강성 지지자와 일부 친명계 의원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이른바 '반란파' 의원들 색출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성 지지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민주당 각 의원들에게 어떤 표를 던졌는지 공개하라는 등의 압박을 가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홍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당선되면서 갈등 봉합에 힘써주길 기대하고 있다.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한 의원은 "새 원내대표 체제에서까지 비명계 의원을 색출하고 찍어내는 등 내홍을 굳이 길게 가지고 갈 필요는 없지 않겠나"라며 "서로 파가 갈려서 싸워봤자 당에 좋은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원들 중에서도 강성인 분들이 다수 있는데, 새 원내대표는 한쪽 목소리에 휘둘리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3선 중진 의원인 만큼 우리 당을 위해 하실 수 있는 역할이 어떤 것들인지 분명히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한 비명계 의원은 "후보로 나온 셋 다 '이 대표를 지지한다'고 표명했으니 누가 되든 비슷했을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원내대표가 누가 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비꼬았다. 다른 비명계 의원도 "앞으로 당이 어떻게 되는지 걱정하는 사람이 애국자인데 당에 애국자가 한 명도 없다"며 "그러니까 정신을 못 차리고 당을 보완할 생각도 안 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