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부터 무신사·룰루레몬까지... 쇼핑 메카 '대구'로 모이는 이유

2023-09-26 16:12
더현대 대구 리뉴얼 오픈 이후 2030대 고객 신장률 78.5%
무신사 스탠다드 이어 내달 27일 '무신사 대구' 동성로 상륙
패션·유통업계서 소비력 높은 대구 주요 거점으로 매장 확대

지난 22일 더현대 대구 지하 2층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에서 쇼핑 중인 고객들. [사진=김다이 기자]
대구가 쇼핑 성지로 부상했다. 지난해 말 더현대 대구 리뉴얼 오픈 이후 무신사와 룰루레몬 등 소위 '힙'한 브랜드들이 대구로 모여들고 있다. 이들은 2030세대 젊은고객이 많고 구매력이 높은 '대구'를 서울 외 지역 거점으로 낙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대구 중구에 위치한 '더현대 대구'의 지난해 12월 리뉴얼 오픈 이후 9개월간 매출과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3%, 51.2% 신장했다. 2030세대 고객 신장률은 78.5%이며, 이중 20대 고객 신장률은 89.6%로 리뉴얼 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현대백화점은 26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압구정본점‧판교점‧더현대 서울‧더현대 대구 등 핵심 점포를 중심으로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더현대 대구'로 재탄생한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지하 1~2층을 'MZ 전문관'으로 리뉴얼했다. 리뉴얼 이후 2030세대 고객이 72% 증가하기도 했다. 

지난 23일 방문한 더현대 대구는 30대부터 60대까지 세대를 가리지 않은 고른 연령층의 고객이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지하로 내려가자, 20대부터 30대 초반 고객이 주를 이뤘다. 지하 2층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에는 SNS에서 떠오르는 여성패션 브랜드 '마뗑킴'과 '마리떼프랑소와저버', '마르디 메크르디' 등을 만날 수 있었다.  편의점 콘셉트 편집숍 '나이스웨더'와 '호텔더일마' 29CM의 오프라인 매장 '이구갤러리' 등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이 대거 자리했다. 

이날 더현대 대구에 방문한 이모씨(30, 여)는 "패션에 관심이 많아 한 달에 한 번은 더현대 서울을 찾았는데, 더현대 대구가 생긴 이후로는 서울에 굳이 가지 않고 있다"면서 "마뗑킴이나 인사일런스, 세터 등 요즘 인기 있는 브랜드가 대거 입점해서 쇼핑하기 좋다"고 말했다.
 
22일 더현대 대구 지하 2층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 내 나이스웨더 편집숍 매장. [사진=김다이 기자]
더현대 대구는 대구 지역에서 'MZ 백화점'으로 통한다. 편집숍이나 온라인에서만 만날 수 있던 브랜드를 대거 유치하면서다. 더현대 서울이 처음 시도했던 MZ세대를 겨냥한 브랜드 큐레이션 전략이 통한 셈이다.

대구를 주목하는 패션 기업도 늘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 22일 무신사 스탠다드 플래그십 스토어 열었고, 내달 27일 입점 브랜드를 소개하는 '무신사 대구'도 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샌드사운드도 내달 2일까지 더현대 대구 지하 2층에 팝업 스토어를 운영한다. 샌드사운드의 지방 상권 첫 팝업스토어다.

룰루레몬은 지난 14일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 대구∙경북지역 첫 매장을 열었고, LF 리복도 대구에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했다. 이외에도 탑텐과 스파오, 에잇세컨즈, 자라, H&M 등 SPA 브랜드들도 대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구는 인구 밀집도가 높고 지역경제 내 민간 소비의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도시이며, 과거 섬유패션도시로 이름을 떨치는 등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은 곳 중 하나"라며 "이 때문에 소비의 도시로 떠오른 대구에 많은 기업들이 둥지를 트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