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 살인' 최윤종 "피해자 저항으로 일 커졌다"...'살해 고의' 부인
2023-09-25 11:23
서울 관악구의 공원 등산길에서 3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윤종이 첫 재판에서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정진아 부장판사)는 25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등살인)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최윤종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황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온 최윤종은 입을 삐죽거리고 두리번거리며 피고인석에 앉았다. 그는 국민참여재판 의사를 묻는 판사의 질문에 "하면 좋은 것이냐"고 답하는 등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최윤종은 공소사실 중 "피해자의 저항이 예상보다 강하자 확실히 살해할 마음을 먹고 약 3분동안 체중을 실은 채 목을 눌러 심정지 상태로 만들었다"는 부분에서 살해할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최윤종은 "살해할 마음은 없었는데 피해자의 저항이 심해서 일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윤종은 지난달 17일 11시 32분경 신림동 소재 공원 등산로에서 30대 초등학교 교사인 피해자 A씨를 너클을 낀 주먹으로 뒤통수 등을 수차례 때리고 쓰러진 A씨 몸 위로 올라탄 뒤 목을 졸라 경부압박질식에 의한 저산소성뇌손상으로 사망하게 한 혐의다. 성폭행은 미수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2015년 현역 부적합 판정으로 조기 전역한 후 범행을 저지른 8월경까지 직업을 가지지 않은 채 어머니로부터 용돈 5만원을 받아 생활해왔다"며 "가족 간에 받은 스트레스로 성폭력을 마음먹고 너클을 구매했다"고 범행 경위를 설명했다.
이날 변호사의 사전 증거 기록 열람 및 피고인 접견이 사전에 이뤄지지 않아 재판이 공전했다. 최윤종 측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아 판사가 재차 취지를 묻는 상황이 반복됐다. 검찰 측이 증거를 신청하자 변호인은 피고인석에서 증거 목록을 확인하고 모두 동의한다고 증거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재판부가 최윤종의 변호인이 재판 전에 피고인 접견과 증거 기록을 열람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검찰 측 증거에 대한 의견 제출을 다음기일로 미뤘다.
재판부는 "고의 부분을 부인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데 변호인이 파악을 안한 것으로 보인다"며 "증거인부도 (사전 연락 없이) 목록만 보고 얘기 해주는데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다음 기일은 10월 13일 오전 10시 반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