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직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을 두고 "2년 넘게 이어져 온 검찰 수사의 정치성, 부당성을 사법부 판단 과정을 통해 분명하게 밝힘으로써 그 매듭을 끊으려는 뜻이 포함된 결과이지, 결코 구속영장 발부 자체에 동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퇴 뜻을 밝히며 "사법부도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의 의미를 결코 오해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송 의원은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의원들이 그 20시간의 마지막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분투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며 "메말라버린 신뢰, 실종된 리더십, 빈약한 정치적 상상력 등 우리 당의 현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반추했다.

그러면서 "저의 실패였고 지도부의 실패였으며 168명 민주당 국회의원 모두의 실패"라며 "모두가 실패한 자리에 성찰과 책임을 통한 수습과 모색은 처음부터 없었고 분노와 증오의 거친 말들만 난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급기야 우리 당 국회의원들은 가결이냐, 부결이냐를 고백함으로써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려 있다"며 "증명하지 않는 자, 증명하지 못한 자, 증명이 불충분한 자의 정치생명을 끊는다고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저는 자기증명을 거부한다"며 "비루하고 야만적인 고백과 심판은 그나마 국민들에게 한 줌의 씨 종자처럼 남아있는 우리 당에 대한 기대와 믿음마저 날려버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이야말로 제 정치생명을 스스로 끊는 행위이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차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답한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양심과 소신에 따라, 민주당의 심장 호남의 국회의원으로서 국민과 당원,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