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라운지] 윤종규 KB금융 회장, 퇴임 두 달 앞두고 광폭행보 '눈길'
2023-09-23 08:00
오는 11월 퇴임을 앞두고 있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임기 막바지를 맞아 시장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 지주 부회장인 양종희 후보가 윤 회장 뒤를 이을 후임자로 내정된 가운데 9년 만에 무거운 짐을 내려놓게 된 윤 회장의 사실상 마지막 메시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오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진행되는 최고경영자(CEO) 기자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윤 회장이 기자간담회 형식으로 공식석상에 서는 것은 2017년 2연임 확정 후 열린 간담회 이후 6년여 만이다. 윤 회장은 첫 임기가 시작된 2014년 당시에도 기자회견을 통해 경영구상을 밝힌 바 있으나 2020년 3연임 확정 시에는 코로나 등 여파로 별도 오프라인 기자간담회를 갖지 않았다.
윤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로 대략 두 달여가 남아있는 상황으로 이번 간담회는 약 1시간가량이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서 윤 회장은 KB금융을 이끌어 온 지난 9년간의 소회와 더불어 아쉬웠던 점, 경영 성과 등 다방면에 걸쳐 질의응답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이 이처럼 안정된 성장구도를 이어간 배경에는 윤 회장이 임기 중 주력해 온 '후계자 양성시스템'이 한몫을 했다는 평가가 높다. 윤 회장 취임 직전인 2014년 당시 KB 경영진 간 갈등이 확전되면서 은행 및 지주 수장이 동반 사퇴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윤 회장은 이 같은 갈등구도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체계적인 후계자 양성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골몰했다. 현 KB금융 부회장 체제 역시 후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그 결과 최근 경쟁 금융지주사들이 낙하산 인사 등 '외풍' 충격에 휩싸일 때에도 KB는 비교적 안정적인 후임자 교체를 이뤄낼 수 있었다.
KB금융이 직면할 주요 과제 중 하나로는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꼽힌다. 이는 전 금융권의 공통 과제이기도 하다. 윤 회장은 재임기간 동안 현대증권(현 KB증권),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 등 알짜 비은행 계열사를 확보해 인수합병을 주도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왔다.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 등으로 새 수익원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윤 회장의 그간의 경험과 향후 경영방향에 대한 제언은 KB의 새로운 과제나 나아갈 방향이 될 수 있다. 양종희 후보자 역시 비은행 강화에 강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태세여서 현직 회장과 차기 회장 후보자 간 관련 소통이 있었는지 여부도 주목해 볼만한 부분이다.
이 밖에도 불확실한 국내외 경제상황이 지속되면서 윤 회장의 근래 경제상황 진단과 경영 제언이 있을지도 관심사다.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금융그룹 수장을 역임한 만큼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를 돌파하는 방안에 대한 제언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