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중국증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매파적 동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하락 마감했다. 선전증시는 3년 반 만에 1만 선이 무너졌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23.87포인트(0.77%) 하락한 3084.70, 선전성분지수는 90.79포인트(0.90%) 떨어진 9981.67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과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각각 33.24포인트(0.90%), 19.69포인트(0.99%) 하락한 3672.44, 1967.61에 마감했다. 선전성분지수가 1만 선(종가 기준)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0년 4월 1일 이후 약 3년 반 만에 처음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의 영향으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확대된 것이 지수 하락 폭을 키웠다. 이날 중국 상하이·선전 증시에서 빠져나간 북향자금(北向資金, 외국인 자금) 규모는 총 43억3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이 중 홍콩에서 상하이로 투자하는 후구퉁을 통해 22억6300만 위안, 홍콩을 통해 선전 증시에 투자하는 선구퉁을 통해 20억6700만 위안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3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대부분의 업종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여행음식, 양조, 식음료, 방직의류 소매 등 소비 관련주를 비롯해 자동차, 의약, 석유 철강, 석탄 등 관련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블룸버그는 모건스탠리의 보고서를 인용해 "연준이 올해 안에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아시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짚었다. 부동산 리스크로 인한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 역시 외국인 자금이 지속 유출되는 이유다.  

우샹펑 선전 룽텅자산운용 펀드 매니저는 "연준의 매파적 동결과 부동산 경착륙 가능성 등으로 아직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이 남아있다"며 "정부가 시장 안정 자금으로 새로운 매수에 나서는 게 (중국 증시의) 반전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반면 화웨이 테마주는 강세를 이어갔다. ​이날 화웨이 테마주인 화마이커지(華脈科技·603042.SH)와 스자커지(世嘉科技·002796.SZ)는 각각 10.03%, 10.02% 급등했다. 가오쓰베이얼(高斯貝爾·002848.SZ, 3.72%), 우한판구(武漢凡谷·002194.SZ, 2.32%) 역시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화웨이는 최근 7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규격의 반도체를 내장한 신형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를 내놓으며 미국의 제재를 뚫고 귀환에 성공했다. 이후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 전날에는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의 감시 카메라용 반도체가 14nm 반도체 설계 장비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화웨이가 자체 프로세서 반도체 설계가 가능한 세계적 소수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수준에 합류했다"고 평했다.

한편 이날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0002위안 내린 7.173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9거래일 연속 절상 고시이다. 상대적으로 개입의 영향을 덜 받는 역외 위안화는 4일 연속 가치가 하락하며 7.3위안대에 머물고 있다. 
 
스탠리 찬 창흥은행 외환거래 담당자는 역외 및 역내 위안화 환율 차이에 대해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위안화 평가절하를 늦추기 위한 인민은행의 노력을 보여준다"며 "경제 펀더멘털은 변하지 않았지만, 시장은 지급준비율의 추가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