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감소에도 코로나19·고령화에 작년 사망자 사상 최대

2023-09-21 12:00
2022년 사망원인통계…작년 사망자 37만명 중 80대 이상 절반 넘어
3대 사망원인에 '코로나19' 포함…'OECD 자살률 1위' 오명은 여전

사망자 수 및 조사망률 추이.[그래픽=통계청]
고령화와 코로나19 유행 영향으로 인해 지난해 사망자가 사망원인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사망은 전년 대비 다소 감소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는 아직도 가장 높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자수는 총 37만2939명으로 전년 대비 5만5259명(17.4%) 늘었다. 이는 사망원인통계를 작성한 1983년 이후 사망자와 사망자 증가폭 모두 가장 많은 것이다.
 
인구 10만명 당 사망자를 나타낸 조사망률은 727.6명으로 전년보다 108.7명(17.6%) 늘었는데, 이 역시 사망원인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조사망률은 지난 2009년 497.3명 저점을 기록한 뒤 계속 늘어나고 있다.
 
사망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지속적인 고령화에 코로나19 영향이 겹쳤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80세 이상 사망자는 20만493명으로 지난해 전체 사망자의 53.8%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10년 전보다 17.0%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도 급증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3만1280명으로 전체 사망자 중 8.4%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2만6250명 늘어난 수치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해 3~4월 사망자가 급증했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폐렴 등 호흡계 관련 사망자도 크게 증가했다"면서 "고령화가 진행되다 보니 알츠하이머나 뇌혈관, 고혈압, 당뇨병 등 노인성 질환 사망자 역시 많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망원인은 암이 22.4%로 가장 많았고 심장질환(9.0%)과 코로나19 등이 뒤를 이었다. 이를 포함해 폐렴(7.2%), 뇌혈관 질환(6.8%), 고의적 자해(자살·3.5%), 알츠하이머병(3.1%), 당뇨병 (3.0%), 고혈압성 질환(2.1%), 간 질환(2.0%) 등이 10대 사망원인으로 분류됐다.
 
10대 사망요인으로 사망한 비율은 전체 사망자의 67.4%를 차지했다. 3대 사인은 전체 사인의 39.8%를 차지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4%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인구 10만명 당 연령별 사망률에서는 1~9세가 11.3명으로 전년대비 3.3명(42.0%) 늘어나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에 선천 기형이나 변형, 염색체 이상 등에 따른 사망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해당 연령대의 전체 숫자가 적다 보니 증감률이 크게 작용한 듯 하다"고 설명했다.
'10~30대 사망원인 1위' 극단적 선택 소폭 감소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사례는 지난해 1만2906명으로 전년 대비 446명(3.3%) 감소했다. 이는 10년 전보다 1254명(8.9%) 감소한 것이지만, 여전히 국내 사망 원인 중 6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특히 10~30대 사망원인 중 여전히 1위를 차지하고 있고, 40~50대의 사망원인 2위에 올라있다. 인구 10만명 당 자살 사망률은 남자(35.3명)가 여자(15.1명)보다 2.3배 높다.
 
전 세계 평균으로 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OECD 국가 간 연령구조 차이를 제거한 국가 연령표준화 자살률을 비교하면 OECD 평균은 10.6명에 비해 한국은 22.6명으로 가장 높다.

질병 이외의 외부요인으로 인한 사망의 외인(사고사 등) 사망 48.4%는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것이다. 사망의 외인 사망자 중에서도 10세 이상 전 연령에서 자살이 가장 높은 사인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