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친강 전 中 외교부장 낙마 이유는 불륜"
2023-09-19 15:15
한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행방이 묘연했던 친강 전 중국 외교부장(외교부 장관)의 낙마 원인은 불륜이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 달에 각료 및 지방정부 지도부 등 중국 고위 관리들은 공산당의 친강 전 부장 조사 소식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 그의 실각에 대한 공식 명칭은 '생활 문제'로 이는 중국 공산당에서 성 추문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용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친강 전 부장은 외교부장 부임 전 주미 중국 대사 재임 내내 다른 여성과 혼외정사가 있었고, 그 결과 미국에서 아이를 출산하는데 이르렀다고 2명의 소식통은 언급했다. 다만 해당 여성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이 신임하는 측근 중 하나로 알려졌던 친강 전 부장은 지난 6월말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후 7월에 특별한 해명 없이 부임 7개월 만에 외교부장 직에서 물러난 가운데 그의 행방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어 왔다.
이에 친 부장의 행방을 둘러싸고 건강 악화설, 불륜설, 실각설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불륜설의 경우, 대만, 홍콩 등 중화권 매체들을 중심으로 홍콩의 유명 TV 아나운서 푸샤오톈과의 불륜설이 확산한 바 있다. 푸샤오톈 역시 당시 한동안 TV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사실이 불륜설에 무게를 더했다. 불륜은 중국 고위층에서 낯설지 않은 일이지만, 정적 제거를 위한 명분으로도 사용된다.
최근에는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국방부 장관)이 지난 달 말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가운데 그의 행방을 둘러싸고 의혹이 증폭되어 왔다. 이와 관련해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군부 지도층의 기강을 비판하는 논평을 실어 리 부장의 낙마를 시사하기도 했다.
한편 고위 관리들의 임면이 모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손을 거쳐야 하는 중국 인사 시스템에서 최근 연이은 중국 고위층 관리들의 인사 문제는 중국식 지배 체제를 수립하려는 중국 지도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했다.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인 윤 선 선임 연구원은 최근 중국 고위 관리들의 낙마에 대해 "경제 둔화 속에 안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중국 내 정치 불안정을 시사한다"며 "시 주석이 전체 상황을 통제하고 있는 지 여부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