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에도 북한과 군사기술 협력 의사를 밝혔다. 내달 러시아 외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하며 양국 사이 협력이 가시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 뒤 "특정 제한 사항이 있다. 러시아는 이 모든 제한 사항을 준수한다"고 말한 뒤 "그러나 우리(북한과 러시아)는 확실히 이야기하고 토론하며 생각할 지점들이 있다. (제한을 받는) 분야에서도 전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모습은 러시아도 승인한 안보리 대북제재를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지난 2016년 3월과 11월 러시아도 동참해 북한의 무기 거래와 과학 기술 협력은 안보리 대북 제재를 받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유엔 대북 제재를 가급적 지킬 의사도 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자급자족하는 나라"라고 자신하면서도 "하지만 현행 규칙 틀(안보리 대북제재) 안에서도 우리에게 (군사 협력 관련) 기회가 있으며, 이에 우리는 관심을 기울이고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김정은 위원장을 위해 마련된 일정이 다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방러 결과를 결산하기는 이르다"면서 "김 위원장이 군용 및 민간 항공기 생산 공장을 방문하고, 태평양함대 전력을 시찰하며, 교육 및 연구 기관도 방문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내달 러시아 당국자들이 북한을 방문한다는 구체적인 이야기도 나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오는 10월에는 양국 외무장관 회동이 예정돼 있다"면서 "정상들이 이에 대해 지시했으며 회동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내달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러 정상회담에 함께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회담에 대해 동의했다고 전했다. 또한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와 북한이 양국 정부 간 위원회 재개를 추진하기로 했다고도 전했다. 해당 위원회는 '러북 통상경제·과학기술 협력 정부 간 위원회'를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다. 양 정상의 회담은 13일로 종료됐지만, 김 위원장의 러시아 탐방은 계속되고 있다. 

타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와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방문할 콤소몰스크나아무레는 무기 공장과 군함 조선소가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리 가가린' 전투기 생산공장에서는 옛 소련제 전투기와 신세대 전투기, 민간 항고기 등을 생산한다. 

이어 김 위원장은 극동 지역 최대 교육 연구 기관인 극동연방대학교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북한과 러시아의 의학과 교육 분야 교류에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타스 통신에 "김 위원장은 러시아 의학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분야에서 협력은 우리의 큰 관심사"라며 "교육 및 인도주의 협력과 관련한 다른 분야 협력도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