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 선 부동산] 서울 아파트 매물이 쌓인다…매물폭탄 '강남3구'선 하락거래도
2023-09-13 18:09
수개월간 상승을 지속하던 서울 아파트 가격의 오름세가 최근 주춤하면서 '불안한 상승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집값이 전고점에 속속 도달하자 매물을 내놓는 집주인과 2~3년 뒤 닥칠 공급난으로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매수하려는 예비 집주인들의 복잡한 심리가 맞물린 결과다. 특히 서울 집값의 반등장을 이끌었던 ‘강남3구’를 중심으로 매물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시장 전반에 상승거래 비중도 낮아지면서 매수와 매도인 간 ‘눈치싸움’을 벌이는 관망장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아파트 실거래가 제공업체인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3110건으로 집계돼 지난달 28일(6만9167건)과 비교해 불과 보름 만에 5.7% 증가했다. 강남권에서 집값 반등이 시작되던 초기인 지난 3월 말 서울 아파트 매물이 6만752가구인 것을 감안하면 반년 만에 20.3%가 늘어난 수준이다.
매물 증가폭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송파구로, 지난달 28일 기준 아파트 매물이 5213건에서 이날 기준으로는 5761건으로 보름 새 10.5%가 급증했다. 같은 기간 도봉구는 9.3%(2022건→2211건), 서대문구는 8.7%(2326건→2529건) 매물이 늘었다.
매도 물량이 쌓이면서 최근 하락 거래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던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지난달 19억1000만원에 거래돼 5월 거래가인 19억9000만원에 비해 소폭 하락했고,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84㎡도 지난 8월에 25억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2일엔 23억9500만원에 거래돼 한달 만에 1억원 이상 떨어졌다. 서초구에서는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가 지난 6월 36억원에 거래됐지만 8월 34억6000만원에 거래돼 2개월 만에 1억4000만원 하락했고, 현재 호가도 33억~35억원선으로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다.
업계는 추석이 지나고 가을 이사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0월 이후를 내년 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바로미터로 판단하고 있다. 매년 9월 말~11월 말은 전통적인 부동산 성수기로 분양 물량이 집중되고, 새 집으로 갈아타려는 이사 수요가 몰리는 등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쏠려 시장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