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북송금 의혹' 이재명, 2차 검찰 출석…"관련 증거 제시할지 지켜볼 것"

2023-09-12 15:1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12일 검찰에 재차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수십명, 수사관 수백명을 동원해 조사했지만 증거라고는 단 한 개도 찾지 못했다”며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을 다시 한번 이어갔다. 반면 검찰은 이 대표의 제3자 뇌물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번 2차 신문 조사에서도 검찰은 대북송금 사실에 대한 이 대표의 인지·관여 여부를 최우선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기소 시점을 최종 조율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22분께 수원지검 앞에 도착했다. 지난 9일 1차 조사 이후 사흘만의 재출석이다. 청사로 들어서기 전 이 대표는 “두 번째 검찰 출석이다. 오늘은 대북송금에 제가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는지 한 번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도 검찰은 이 대표에게 적용된 제3자 뇌물혐의를 입증하는 데 우선 주력할 방침이다. 조사는 이 대표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3시간 안에 마무리될 방침이다. 질문지도 약 30쪽으로 축소해 준비했다.
 
검찰은 당시 경기도지사인 이 대표가 쌍방울의 대납과 대북송금 과정에 결정권자로 깊게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 조사에서 검찰은 경기도 대북사업에 대한 사실관계와 함께 이 대표 서명이 들어간 관련 공문서를 증거로 제시하면서 이 대표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 주요 실무자의 행적이 경기도 공식 결재와 보고라인과 맞닿아 있는 만큼, 이 대표가 이를 인지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 검찰의 입장이다.
 
이번 신문 조사에서도 검찰은 스마트팜 사업과 관련해 이 대표가 어느 수준까지 사업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지난 검찰 조사에서 “결재에 단순히 클릭(승인)만 했다”며 내용에 대해서는 잘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차 조사에서 마무리 짓지 못한 경기도지사 방북비 300만달러 대납 의혹에 대해서도 한번 더 확인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검찰의 증거가 오로지 사건 관계자들의 허위 진술로만 이뤄졌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청사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들에게 “아무리 불러서 범죄자인 것처럼 만들어 보려고 해도 없는 사실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문에 도지사가 직접 결재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 측은 지난 조사에서 제출한 8쪽 분량의 서면진술서를 토대로 쌍방울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는 전략을 유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스마트팜 사업비는 쌍방울 그룹의 대북사업 이행보증금, 방북비용 300만달러는 김 전 회장이 주가 상승 등의 이익을 위해 방북 후 공개합의서를 체결하기 위해 북측에 전달한 자금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이번 조사 후 추가 소환 없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기소 여부에 대한 검토에 나설 전망이다. 검찰이 추가 기소를 결정할 경우,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함께 묶어 기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