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변함없는 소부장 ETF 사랑…2차전지 조정, 반도체 제자리 찾기에 수익률은 아직

2023-09-11 16:37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개인투자자들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상장지수펀드(ETF)를 폭풍매수하고 있다. 기존 테마 ETF와 다른 포트폴리오로 구성된 소부장 ETF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고점 대비 크게 하락하는 등 2차전지 부진으로 죽을 쑤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이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사들인 ETF는 6236억원을 순매수한 'TIGER 2차전지소재Fn'이다. 이 ETF는 에코프로, 포스코홀딩스,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 양극재 기업 비중이 높다. 양극재와 수직계열화에 중점을 둔 'FnGuide 2차전지소재 지수'를 추종하고 있다.

올해 주식시장에서 2차전지 열풍이 불면서 개인 매수세가 몰렸다. 지난 7월 13일 상장한 뒤 벌써 순자산총액이 7500억원을 돌파했다.

개인은 'SOL 2차전지소부장Fn'도 지난 4월 25일 상장 이후 144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TIGER 2차전지소재Fn ETF가 상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유일한 2차전지 소부장에 집중 투자하는 ETF로 주목 받으며 개인 자금을 끌어모았다.

또 2차전지 필수 소재 기업에 투자하는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 Fn'과 반도체 소부장 ETF인 'SOL 반도체소부장Fn'도 각각 850억원, 818억원을 순매수했다.

기존 산업 테마와 다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2차전지 소재, 반도체 소부장과 같은 소부장 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신한자산운용은 2차전지·반도체·자동차·의료기기 등 국내 소부장 ETF 출시에 가장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일본반도체 소부장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개인이 매수세는 강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연초 이후 수익률은 레버리지 상품에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TIGER 2차전지소재Fn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9.45%, SOL 2차전지소부장Fn은 -10.12%,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 Fn은 -10.32%를 기록했다. 그나마 SOL 반도체소부장Fn이 0.81%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했다.

올해 급등했던 2차전지 소재주의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58만4000원까지 올랐던 에코프로비엠은 불과 한 달 반 만에 주가가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다. 153만원을 웃돌던 '황제주' 에코프로는 100만원선이 깨졌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7월 기록한 고점 대비 25.39% 떨어졌고 포스코퓨처엠은 고점 대비 41.28%, 포스코DX도 4.63% 하락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시기마다 주도주가 다르긴 했지만 모두 이익 증가를 기반으로 주도주 역할을 했고 이익 피크아웃(정점 통과) 후 그 지위를 상실했다"며 "2023년 주도주인 2차전지도 이익 피크아웃 논란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근 고유가 부담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반도체 소부장 ETF 투자자는 기대감을 키울 만 하다. 반도체업종은 이익 기저효과가 크고 이익 사이클이 회복될 경우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272조원으로 전년 대비 54.3%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익 기저효과가 두드러지는 업종은 단연 반도체로, 반도체를 제외한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 증가율은 27%에 그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