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포스트 윤종규' 내일 발표…양종희·허인·김병호 '3파전'

2023-09-07 14:45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왼쪽부터),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 [사진=KB금융그룹]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뒤를 이을 최종 후보가 공개된다. 최종 후보자는 이사회 추천 절차를 거쳐 오는 11월 20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8일 투표를 통해 차기 KB금융그룹 회장에 오를 최종 후보자 1인을 확정해 발표한다. 투표에 앞서 양종희·허인 KB금융 부회장,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을 대상으로 인터뷰 등을 통한 심층 평가가 이뤄진다. 

금융권에서는 내부 후보인 양 부회장과 허 부회장이 김 회장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KB금융 부회장이라는 직위가 갖는 상징성이 그 근거다. 외풍 없는 금융사 지배구조 확립을 강조한 윤 회장은 KB금융 회장 재임 동안 경영승계 프로그램에 공을 들였다. 그중 하나가 부회장직을 신설해 상시 검증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KB금융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두고 “상대적으로 잘 짜여 있다”고 평가했는데 외부 인사가 선임되면 이와 같은 프로그램이 무색해진다.

양 부회장은 현재 KB금융지주에서 개인 고객, 자산관리(WM)·연금, 중소상공인 부문장을 맡고 있다. 부회장 경력이 가장 길고 KB손해보험 초대 사장으로 취임해 3연임하면서 시장 연착륙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글로벌·보험 부문을 맡고 있는 허 부회장은 2017~2021년 KB국민은행장을 역임했고 윤 회장 체제에서 3연임에 성공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게 강점이다. 그는 KB국민은행이 ‘리딩뱅크’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마지막 3인’에까지 오른 유일한 외부 인사인 김 회장이 차기 회장에 오를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외부 인사로는 유일하게 2차 쇼트리스트에 포함됐다는 이유만으로도 그의 역량이 입증된 셈이기 때문이다.

1987년 하나은행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한 김 회장은 2015년 2~8월 하나은행장을 역임한 뒤 같은 해 9월 하나금융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부회장 임기 만료 후 베트남으로 넘어가 HD은행 회장 자리에 앉았다.

일각에서는 그가 관료 출신이 아니라는 점을 약점으로 지적한다. 그러나 2020년 KB금융 회장 선임 당시에도 쇼트리스트에 오른 유일한 외부 후보자였고 같은 해 은행연합회장, 지난해 말 신한금융그룹 회장, 올해 초 우리금융그룹 회장 선임 당시 매번 물망에 올랐다는 점은 강점이다.

한편 KB금융 회추위는 이번 차기 회장 추천 과정에서 △업무 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KB금융 비전·가치관 공유 △장단기 건전 경영 노력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또 1차 쇼트리스트 6명을 발표한 이후에도 1개월 추가 검증 시간을 확보하고 인터뷰 2회와 평판 조회 등 후보자들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장치를 두는 등 공정성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회장 의지도 의지지만 최근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대상으로 금융당국 등 이해관계자들 관심이 상당하다”며 “앞서 주요 금융그룹 차기 회장 선임 과정을 지켜본 만큼 KB금융 회추위가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위원회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