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 방카슈랑스 도입 20년…"생애주기별 연금보험 제공해야"

2023-09-07 15:00
은행연합회, 7일 '방카슈랑스 도입 20주년 세미나' 개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도입 20년을 맞은 방카슈랑스가 보험 가격을 인하하고 불완전 판매를 줄여 소비자 편익 증진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업계 전문가는 앞으로 방카슈랑스가 생애주기별 연금보험으로 고령화 시대 수요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7일 은행연합회는 ’방카슈랑스 도입 20주년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금융당국과 업계, 학계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방카슈랑스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토론했다.
 
먼저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 실장은 방카슈랑스 20년간 성과를 금융소비자 편익 제고와 금융산업 발전 측면에서 설명했다. 정 실장은 “방카슈랑스가 금융소비자의 접금성과 편의성을 높이고 금융산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됐다”며 “방카슈랑스 도입 후 20년간 보험료를 낮추고 불완전 판매를 줄이는 등 금융소비자 편익을 증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 비이자수익을 확대하고 중소형 보험사 판매채널을 넓혀 성공적으로 정착했다”고 덧붙였다.
 
정희문 국민은행 방카유닛 부장은 고령화 등 시장 변화와 규제 완화 측면에서 방카슈랑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정 부장은 “사회 고령화가 심회되고 대부분 사람들이 연금을 통해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며 “방카슈랑스를 통해 노후를 준비하려는 소비자에게 생애주기별 맞춤형 연금보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가 변화하면서 연금보험 시장과 장기간병보험 시장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정 부장은 또 5대 핵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방카슈랑스는 판매상품·비율·인원과 취급업무, 모집방법이 제한되고 있다. 예컨대 방카슈랑스로는 종신·자동차 보험을 판매할 수 없다. 또 1개 보험사 판매비율을 25%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정 부장은 이 때문에 금융소비자가 상품 가입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기회를 잃고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침해되는 등 소비자 편익에 방해가 된다고 봤다. 은행도 규제 비율을 맞추기 힘든 상황이다. 올해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따라 방카슈랑스에서 저축성보험을 판매하던 손보사들이 판매를 중단해 제휴사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부장은 “바뀐 금융 환경을 고려해 보험사 쏠림 현상 방지를 위해 마련된 판매비율 제한을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을 통합해 25%로 하거나 판매비율을 33%로 늘리는 등 현실적인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내년 초 온라인 보험 플랫폼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공정한 경쟁, 소비자 편의 증진을 위해 규제 격차 해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논의를 바탕으로 금융소비자 편익 증진과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금융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이날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방카슈랑스는 20년간 금융소비자 편익을 높이고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했지만 여러 규제가 소비자 편익 증진을 제한하고 있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