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표 문화비축기지' 재정비 시동 건 서울시…DMC 랜드마크 개발은 언제?
2023-09-10 18:04
문화비축기지 재정비 본격화…DMC 서울링·롯데몰 개발사업은 하세월
서울시가 그간 활용도가 불분명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상암동 문화비축기지 재정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문화비축기지 내 ‘상암소셜박스’ 매각 추진에 나선 것도 재정비 일환으로 풀이된다. 전임 박원순 시장 시절에 설립된 복합문화공간의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DMC 랜드마크 개발 계획은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상암동에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신설이 결정되면서 랜드마크 개발 사업 향방도 주목된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마포구 성산동 661 일대 '마포 상암소셜박스'를 용도폐지하고 매각 등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문화비축기지 재정비 추진계획에 따른 조치다.
상암소셜박스는 연면적 666㎡, 지상 2층, 컨테이너 박스 28개 규모로 그동안 사회적 기업 입주 공간으로 활용돼 왔다. 시는 지난 6월부터 상암소셜박스 용도폐지 논의를 해왔고 같은 달 30일 입주기업을 최종 퇴거 조치했다.
서울시는 이달 21일 공유재산심의회 심의를 통해 기존 행정재산으로서의 용도를 폐지하고 일반재산으로 변경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오는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감정평가 및 매각을 추진하고, 매각 수요가 없을 시 시설을 전면 철거할 예정이다. 매각가는 3억1900만원이다.
문화비축기지는 2000년 폐쇄된 석유비축기지를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당시 리모델링해 2017년 개관한 복합문화공간이다. 그러나 접근성이 낮고 용도가 한정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시는 지난해 10월부터 문화비축기지 재정비 사업을 통해 2026년 하반기까지 기지 내 공간을 활용해 랜드마크 조성 및 여가·문화시설 확충, 접근성 향상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세훈표 '서울링'과 초고층 랜드마크 등 DMC 일대 복합개발사업 추진이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서울시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통해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에 공중 이동수단인 곤돌라를, 하늘공원에는 높이 180m 규모 대관람차인 '서울링'을 조성해 대형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서울링 개발사업은 민간투자자의 사업 제안만 기다리는 상황이다. 오 시장은 지난해 8월 '서울아이(가칭)' 랜드마크 구상 계획을 밝혔고 지난 3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서울링' 개발 계획을 구체화했다. 시는 민간사업자 제안이 들어오면 내년 1월 적격성 조사와 6월 기재부 민간투자사업심의를 거쳐 2025년 착공, 2027년 12월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민간사업자 제안을 못 받으면 당초 계획보다 완공 일정이 미뤄지는 것은 물론, 사업 자체의 무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DMC 롯데몰 개발사업도 10년 넘게 표류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오세훈 시장이 DMC 롯데몰 부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고 사업 준비에 들어갔지만, 이후 고 박원순 시장 재임 때 인허가가 나지 않으며 사실상 멈춰있었다. 그러다 2021년 1월 서울시 심의를 10년 만에 통과하며 다시 동력을 얻게 됐다. 최근 판매시설 비중을 늘리는 등 롯데몰 세부개발계획이 변경되면서 당초 2027년이던 완공 시점이 자연스레 뒤로 늦춰질 전망이다.
서울시가 2030년까지 상암동 일대를 첨단 복합비즈니스센터로 건립하려던 '상암 DMC 랜드마크' 부지 개발도 안갯속이다. 지난 3월 시는 7년 만에 상암 DMC 랜드마크 용지 매각을 위한 용지공급 공고를 내고 7월 중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10월 중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 6월 해당 용지 매각은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상암 광역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신설을 두고 서울시와 자치구, 주민간 갈등까지 빚어지고 있다. 시는 지난달 31일 상암동에 광역 자원회수시설을 건설하기로 최종 고시했으나 지역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마포구 상암동 주민 A씨는 "랜드마크 부지는 가격이 너무 비싸 사업자가 아무도 못 들어오고 있고, 롯데몰도 10년째 착공조차 안 한 상태”라며 “인프라는 개발해준다고 말만하고 정작 들어오는 건 쓰레기 소각장 같은 혐오시설 뿐이다. 소각장이 랜드마크인가?"라고 토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DMC 개발 사업 추진 현황에 대해 "서울링 등 DMC 개발사업은 절차대로 추진 중이며, 문화비축기지 공간을 재조성하는 사업 용역을 현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