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최근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의 중국 내 인기가 뜨겁다. 특히 메이트 60 프로에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5세대(5G) 칩을 탑재했다는 추측이 나오면서 대내외적으로 미국의 기술 봉쇄를 돌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메이트 60 프로는 지난 3일 오후 6시 8분(현지시간) 공식 판매를 시작한 지 1분 만에 화웨이스토어와 타오바오, 징둥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매진됐다. 이날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등 주요 도시의 화웨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해당 제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앞서 화웨이는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의 방중이 한창이던 지난달 29일 별도의 행사도 없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메이트 60 프로를 깜짝 출시했다. 화웨이는 미국의 집중 제재를 받은 지난 3년간의 침묵을 깨고 복귀를 알린 것이다. 
 
화웨이는 2020년 9월 미국의 제재로 5G 칩을 구매할 수 없게 돼 그동안 5G 스마트폰을 생산하지 못했다. 화웨이가 시장에 내놓은 5G 스마트폰 제품은 2020년 10월 출시한 메이트 40 시리즈가 마지막이다.
 
화웨이는 이번 신제품에 어떤 프로세서와 반도체가 쓰였고 몇 세대 이동 통신이 가능한지 등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상당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 산하 영어방송 채널 CGTN은 메이트 60 프로가 2019년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이후 처음으로 ‘최상위급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중국 반도체 기업 중신궈지(SMIC)가 만든 반도체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부 구매자의 테스트 결과 이 스마트폰의 성능은 다른 최신 5세대(5G)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이며, 반도체의 경우 2018년 출시된 애플 아이폰에 들어간 기술과 같은 7나노(㎚) 기술이 적용됐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화웨이가 발표한 신제품이 애플의 최신 아이폰과 속도가 비슷하다며 화웨이가 자체 반도체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화웨이가 메이트 60 프로를 공개한 직후 “중국이 미국의 기술 제재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2020년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애플을 추월, 당시 1위였던 삼성의 뒤를 바짝 쫓았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화웨이에 전방위적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고, 화웨이는 미·중 첨단기술 전쟁의 첫 번째 희생양이 됐다. 이번 메이트 60 프로 출시를 계기로 화웨이가 다시 당시의 아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