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까지 세수펑크 43.4조, 연간 48조 추세…재추계 고민 깊은 기재부

2023-08-31 11:30
기재부, 7월 국세수입 현황 발표
7월까지 법인세 17.1조↓ 소득세 12.7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7월까지 국세수입이 1년 전보다 43조원 이상 덜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와 자산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간으로 세수 펑크 규모가 5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9월 초 세수 재추계 결과 발표를 앞두고 기획재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31일 기재부가 발표한 '7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1~7월 누계 국세수입은 217조6000억원이다. 1년 전보다 43조4000억원 줄어들었다. 1~7월 기준으로는 최대 감소 폭이기도 하다. 

7월 한 달 국세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3조7000억원 감소한 3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세수 목표 중 실제 걷힌 비율을 뜻하는 진도율은 54.3%에 그쳤다. 지난해 7월(65.9%)은 물론 최근 5년 평균 1~7월 진도율 64.8%를 크게 밑돌았다. 

올해 남은 기간 지난해와 똑같은 수준으로 세금을 걷는다고 가정해도 올해 세수는 세입 예산(400조5000억원) 대비 47조9000억원 부족한 상황이다. 상황이 좀 더 나빠지면 세수 펑크 규모가 50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가 세수 펑크의 주범이다. 지난 7월까지 누적 법인세는 48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17조1000억원(26.1%) 덜 걷혔다. 지난해 주요 기업 영업이익 감소와 중간예납 기납부 세액 증가 등이 악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거래 감소와 종합소득세 기저효과 등에 따라 소득세도 줄었다. 지난 7월까지 걷힌 소득세는 68조원으로 전년 대비 12조7000억원(15.8%) 줄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주택 매매거래량이 26.3% 감소한 가운데 양도소득세는 9조6000억원으로 1년 전(20조7000억원)보다 11조1000억원 급감했다.

부가가치세(56조7000억원)도 수입 감소, 세정 지원 기저효과 등에 따라 6조1000억원 감소했다. 교통세는 유류세 한시 인하 등 영향으로 7000억원 덜 걷혔고 관세도 수입 감소로 2조6000억원 줄었다.

문제는 세수 구멍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우선 8월까지 진행되는 법인세 중간예납 전망이 밝지 않다. 올해 12월 사업연도가 종료되는 법인은 내년 3월 법인세를 납부하기 전에 8월 말까지 법인세를 중간 납부할 수 있다. 

박금철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법인세 납부 방식은 직전 사업연도 산출세액 중 절반을 내거나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가결산하는 두 가지"라며 "올해 기업 실적이 부진해 가결산을 택하는 곳이 전년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할부로 내는 대신 내년에 일시불로 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만큼 올해 법인세 세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세금이 안 걷히니 정부의 재정운용 부담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당장 9월 초 세수 재추계 결과를 발표해야 하는데 세수 오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세입과 세출 오차가 너무 벌어지면 이미 정해진 사업 예산을 줄이는 등 조치가 불필요해 정책 집행 효율성도 떨어지게 된다. 

박 정책관은 "8월 법인세 중간예납 신고 기한이 31일까지"라며 "중간예납분 분석 결과를 최대한 빨리 입수한 뒤 세수추계위원회 검증 등 여러 절차를 걸쳐 재추계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