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본격 경기 부양 나서나? 증시 부양책 발표 후 기대 고조

2023-08-29 15:07
중국 재정부장, 재정정책 강화 의지 피력
관영 매체, 지준율 인하가 예상보다 빠를 것이라고 전망
부양책에 소극적이던 중국 정부가 적극적 대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 제기

상하이증권거래소 [사진=EPA·연합뉴스]

그동안 경기 부양에 다소 밋밋한 모습을 보여오던 중국 정부가 경제난 타개를 위해 본격적으로 나설 태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의 대중국 기술 제재 해결을 위해 미·중 무역 실무그룹 설립에 동의한 것을 비롯해 실질적인 경제 문제에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8일 중국 관영 신화사에 따르면 류쿤 중국 재정부장(재무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제5차 회의에 참석해 국무원 위탁을 받아 작성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해당 보고서는 적극적 재정정책 실시와 함께 지방정부 부채 리스크 해결에 대한 제안을 골자로 하고 있다.

류 재정부장은 회의에서 "전체적으로 보자면 올해 들어 예산 집행 상황이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다"라며 "앞으로 거시 정책 조정 강도를 강화해 내수 확대와 신뢰도 진작 및 리스크 방지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정책을 한층 강화해 내수 등 경기 진작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앞으로 재정자금의 직달 체제를 정비하고 재정 지출 속도를 합리적으로 가속화해서 자금 지급 효율을 전체적으로 높일 것을 제안했다. 또한 올해 신규 발행 특별채권은 9월 말까지, 인프라 건설 특별채권은 10월 말까지 발행을 완료하도록 하는 동시에 민간 자금의 유치 방안을 유도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외에도 특별채권 발행량과 투자 후 관리를 강화하고, 관련 세제 지원 정책을 실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따라서 보고서는 "앞으로 재정정책의 중점 업무 계획에는 실물경제 강화 및 개선 지원과 민생 보장 및 개선, 지방정부 부채 리스크 해결 및 엄격한 재정·경제 기율 관리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2분기 이후 경기 둔화 우려와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위기가 한층 확대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강력한 부양책은 꺼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물론 지난달 중국 최고위 의결기관인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경기 부양 기조를 시사한 후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등 부양 조치가 있었으나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강도와 규모 측면에서 시장의 눈높이에 차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에 대한 실망감을 방증하듯 중국증시에서 외국인은 이달 7일부터 23일까지 13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2016년 이후 최장 기간 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추가 부양책 기대
하지만 지난 주말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증시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앞으로 본격적으로 경기 부양에도 착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소극적 자세를 벗어나 한층 적극적으로 경기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이번에 발표된 (증시 부양) 조치로 인해 중국이 최근 취한 재정, 통화 및 부동산 등의 부양책 리스트가 더욱 늘어나게 됐다"며 "연말까지 1~2회의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와 10~20bp(1bp=0.01%포인트)의 추가적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재정정책 측면에서도 일부 도시에서 부동산 구매 제한 완화 및 부동산 개발업체 재정 지원 등의 추가 조치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관영 매체 중국증권보 또한 이날 1면 기사를 통해 지준율 인하 일정이 빨라질 수 있다고 전문가를 인용해 전했다. 9월에 지방채 발행과 분기 말, 중추절(추석) 및 국경절 연휴 등 각종 이벤트가 집중된 상황에서 유동성을 충분한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전날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상무장관)은 중국을 방문 중인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과 만나 통상 관련 실무 그룹 구축에 합의하고 수출 통제 등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

따라서 중국이 실질적인 경제 문제 대응에 나서면서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중국 정부의 대응 조치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