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MZ 감성 건드린 신형 싼타페…공간·주행감·기능도 합격점

2023-08-25 08:30

디 올 뉴 싼타페 [사진=권가림 기자]
싼타페는 2000년 처음 출시된 이후 글로벌 누적 판매량 565만4076대를 기록한 현대자동차의 대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현대차가 5년 만에 내놓은 신형 싼타페는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진 외관 디자인에 공간성, 신기술이 더해져 지금까지 맞수였던 쏘렌토뿐만 아니라 여느 SUV 모델들을 압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24일 디 올 뉴 싼타페를 타고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파주의 한 카페까지 왕복 100km 구간을 시승했다. 

차에 탑승하기 전 현대모터스튜디오에 전시된 싼타페 이전 모델과 신형 모델을 비교해보니 완전 새로운 신차가 탄생한 듯해 보였다. 신형 싼타페는 디자인을 파격적으로 바꿨다. 유려한 곡선을 탈피한 박스형의 각진 차체는 세련되고 멋스러운 느낌을 줬다. 엠블럼을 아이코닉하게 디자인한 H 라이트는 싼타페 디자인의 화룡정점으로 보였다. 그동안 쌓아온 패밀리카 이미지가 아닌 '젊은 감각의 차'라는 점을 앞세워 20~30대 젊은 고객에게도 큰 관심을 끌 것 같았다. 
 
디 올 뉴 싼타페 1열 [사진=권가림 기자]
측면부는 매끈한 면을 강조하는 전면 디자인과 맥을 같이한다. 오각형의 프론트 휀더와 날렵한 알로이 휠은 단단한 인상을 줬다. 볼륨 없이 일자로 떨어지는 후면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넓은 테일게이트 글라스는 남다른 개방감을 줬다. 

운전석에 올라 주행을 시작했다. 시승 구간에 별다른 정체 구간이 없어 여유롭게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시트의 두툼한 사이드 볼스터와 헤드레스트 덕분에 착좌감이 뛰어났다. 신형 싼타페의 전장은 4830mm, 축간거리 2815mm, 전폭 1900mm, 전고 1720mm다.  
 
디 올 뉴 싼타페 2열 [사진=권가림 기자]
중량이 최대 1985kg이지만 날렵함과 안락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거대한 길이와 폭, 휠베이스를 고려하면 공기저항 계수도 새삼 놀라웠다. 리어 스포일러 각도 최적화, 차량 하부 언더커버 적용, 상·하단 액티브 에어 플랩 등을 통해 공력 성능을 높여 동급 최고 수준인 공기저항계수 0.294를 달성했다. 이중 접합 차음 유리를 적용한 덕분인지 노면 소음도 느낄 수 없었다. 

코너링 시에나 노면이 고르지 않은 곳을 지나갈 때도 있었지만 흔들림 없이 안정감 있는 주행감을 선사했다. 2.5 터보 가솔린은 최고출력 281마력, 최대 토크 43.0kg.m, 복합연비 11.0km/ℓ다. 
 
디 올 뉴 싼타페 후면 [사진=권가림 기자]
노멀모드와 스포츠 모드를 번갈아가며 주행해봤지만 차이점은 크게 느끼지 못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와 차로 유지 보조, 직접식 감지 스티어링 휠 등이 운전에 큰 방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매끄럽게 작동했다. 내비게이션이 연동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큰 폰트로 길을 안내해줘 고개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주요 기능들도 눈에 띄었다. 시트 왼편 아래의 스위치를 누르니 릴렉스 모드로 전환됐다. 시트는 안마의자처럼 뒤로 눕혀졌다. 인포테인먼트에 왓챠, 웨이브 등 OTT와 스포츠 영상을 실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 올 뉴 싼타페 트렁크 [사진=권가림 기자]
변속 레버가 스티어링 칼럼으로 옮겨가면서 센터 콜솔 자리에 컵홀더와 듀얼 무선충전 패드가 마련됐다. 휴대폰을 무선충전 패드 위에 올려놓고 티맵과 유튜브 음악을 켜고 도로를 달렸음에도 40% 남짓 남아있던 배터리는 몇십 분 만에 100%로 충전됐다.  

넓은 공간도 신형 싼타페의 최대 강점이다. 전장이 이전보다 45mm, 축간거리는 50mm 길어졌다. 2열의 헤드룸은 주먹 3개가 들어갈 정도로 넉넉했고 레그룸 역시 다리를 앞으로 뻗을 만큼 여유 있는 공간이었다. 
 
현대모터스튜디오에 전시된 디 올 뉴 싼타페(왼쪽)와 이전 모델. [사진=권가림 기자]
트렁크는 광활했다. 크기는 동급 차종 중에서 최고 수준인 725ℓ로 골프 가방 4개와 보스턴 가방 4개를 실을 수 있다. 더운 날씨에 안중에도 없던 캠핑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수납공간도 만족스러웠다. 1열과 2열에서 열 수 있는 양방향 멀티콘솔과 보조석 2개의 글로박스, 2열의 컵홀더 등은 많은 인원이 탑승해도 물, 커피 등을 넣기에 충분했다.  

곳곳에 숨어있는 현대를 형상화한 H를 찾는 재미도 있다. 시트 등받이와 송풍구에는 H 모양이 새겨졌다. 기착지에 도착해 연비를 보니 13km/ℓ가 나왔다. 에어컨을 가동하고 고속에서 속도를 내다 보니 복합연비(10km/ℓ)보다 소폭 높았다.
 
디 올 뉴 싼타페 [사진=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