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한‧중관계 토대 마련...양국은 영원한 협력 파트너"

2023-08-25 00:00
한‧중수교 31주년…싱하이밍, 고 노태우 대통령 묘소 참배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24일 오전 경기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에 위치한 노태우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참배를 마친 뒤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24일 한·중 수교 31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 개선 방안에 대해 "한국에 있는 만큼 각계각층 인사들을 모두 만나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싱 대사는 이날 오전 한·중 수교 31주년을 계기로 경기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에 안치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묘소를 '노태우 기념사업위원회' 관계자들과 함께 참배했다. 

한·중 수교는 노 전 대통령 임기 때인 1992년 8월 24일 체결됐다. 이에 외교가에서는 한·중 수교에 노 전 대통령 공로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싱 대사가 한·중 수교 31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생략하고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찾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싱 대사는 참배 후 본지와 단독으로 인터뷰했다. 싱 대사는 ​향후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여당 지도부와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각계각층 인사들을 만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싱 대사는 중국 경기 부양 가능성과 관련해 "중국은 부동산과 금융 활성화, 외자 유치 등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고 있다"며 "그 효과는 점차적으로 나타나 중국 경제를 다시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각에서 지금 중국 경제 상황이 40년 만에 최대 위기라고 분석하는 데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 싱 대사는 "지금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렵지 않은 나라는 없다"며 "30년 전에도 중국 경제가 위기라는 말이 있었지만 결국 이겨내고 지금의 중국으로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싱 대사는 중국 경제성장률, 중산층 증가세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건재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중국 시장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모든 산업을 갖추고 있는 나라일 것"이라며 "중국 경제성장률은 5.2%를 기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현재 중국 중산층은 4억명이며 2년 후에는 8억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싱 대사는 중국 내 한국 기업 투자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론을 펼쳤다. 그는 "중국 내 한국 기업에 대해 직간접 투자 규모는 2500억 달러"라며 "중국 지방정부에서 (한국 기업들을) 많이 도와주고 있고 현지에서 성공할 수 있게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간 경제 교류를 포함해 민간과 지방 교류가 활성화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싱 대사는 한국 정부의 대중국 외교에 대해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선린우호(善鄰友好)적 외교를 펼쳤으면 좋겠다"며 "영원한 협력 파트너라고 생각하며 양국 국민들도 같이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싱 대사는 이날 중국식 참배 예법으로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그는 묵념 후 중국어로 "노 전 대통령을 진심으로 추모한다"고 세 번 인사한 뒤 묘역을 한 차례 돌면서 고인을 기렸다.
 
추모식에는 정관희 노 전 대통령 비서도 참석했다. 정 비서는 싱 대사에게 "노 전 대통령 아들인 노재헌 변호사는 현재 영부인(김옥숙 여사)과 함께 연희동 자택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영부인께서는 골절상을 입어 지난 4월 26일 고관절 수술을 했지만 지금은 혼자서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고 노 전 대통령 가족 안부를 전했다. 이어 "노소영 관장도 주 3회 영부인을 찾아 뵙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싱 대사는 "언제 기회가 되면 영부인을 모셨으면 좋겠다"며 "한·중 관계 토대를 마련한 노 전 대통령께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