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파업이 먼 미래?…속 끓이는 국내 창작자들
2023-08-25 00:00
콘텐츠 업계 "영향 제한적" 전망에도
재상영 분배금 문제엔 "남 얘기 아냐"
재상영 분배금 문제엔 "남 얘기 아냐"
국내 콘텐츠업계 관계자들은 "할리우드 작가·배우의 부재나 AI 저작물 무단 도용 등이 국내 콘텐츠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국내 창작자들 역시 OTT 재상영 분배금으로 속을 끓이고 있는 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영화계 관계자는 할리우드와 국내 콘텐츠업계 생태는 매우 다른 구조라고 짚기도 했다. 그는 "미국 작가조합과 배우조합 같은 조합 단위 조직이 산업을 구성하고 있기에 파업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국내는 할리우드와 같이 대표성을 띠는 조합이 부재하다"고 말했다.
제작자연맹과 작가조합·배우조합 간 갈등 중 하나인 AI 저작물에 관해선 "먼 미래다. 국내에서는 AI에 관한 큰 관심이나 파격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해당 부문에 대한) 공감은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할리우드에서 AI를 활용한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국내에서도 논의할 수 있을 수는 있겠으나 기술적으로나 환경적으로 같은 기준을 적용하긴 어렵다고 본다"고 털어놓았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미국 배우·작가 파업으로 인한 제작 지연이 한국 콘텐츠에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겠다는 반응이 있더라. (현재 창고에 쌓인) 작품을 더 많이 소개할 수 있겠다는 시각과 더불어 OTT 등에서도 콘텐츠 제작을 두고 국내 창작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반응이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영향은 미미할 것 같다. 할리우드 파업이 길어진다고 해도 한국 콘텐츠에 예정에 없던 작품 제작을 결정하거나 예상보다 더 큰 금액을 투자하는 사례는 없을 것"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OTT 재상영 분배금 문제에 관해선 다른 의견을 보였다. 현재 할리우드 파업 여파가 국내에까지 미치는 만큼 상황을 묵과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국영화감독조합(DGK)과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사)한국독립PD협회, 한국영화인총연합회 등 창작자 단체들은 지난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작권법 개정안에 대한 심의 속개와 조속한 통과를 요구했다. 저작권법 개정안은 '저작권을 양도한 영상 창작자가 영상물의 최종 공급자에게서 수익에 비례해 보상받을 권리'를 담고 있다.
저작권법 개정안은 넷플릭스가 드라마 '오징어 게임' 지식재산권(IP)을 독점한 사실이 알려지자 발의됐다. 흥행작임에도 불구하고 창작자들에게 별도로 수익을 공유하지 않았다는 점이 공론화됐기 때문이다.
DGK는 "영상 창작자가 저작물 사용량에 비례하여 영상 저작물 최종 제공자에게서 정당한 보상을 받는 것은 미국, 프랑스, 스페인 등 많은 나라에서 창작자 보호 제도로 안착해 수십 년간 시행돼 왔다"며 "저작권법이 미비했던 나라들은 2019년 유럽연합의 디지털 싱글 마켓(DSM) 저작권 지침 발효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저작권법 개정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회에서도 정당한 보상 법안이 발의된 이후 해당 법안과 관련해 공청회, 국회 토론회 등 여러 차례 논의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법안을 심사해야 할 상임위에서는 논의가 없다는 것에 많은 창작자가 허탈함과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할리우드 파업과 관련한 쟁점은 '정당한 보상'이다. 관계자들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작고 구조적으로도 다르다고 보았지만 실상 국내 창작자들에게는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 일간지 LA타임스는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가 저비용으로 막대한 성공을 일굴 수 있었던 데는 불공정 계약과 무급노동 등이 있었다"며 열악한 한국 콘텐츠 제작업계 노동 환경을 조명한 바 있다.
실제로 9개 에피소드로 이뤄진 오징어 게임은 에피소드당 240만 달러(약 31억6000만원)로 제작됐다.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인 미국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제작비 대비 약 4분의 1 수준이다. 한국 콘텐츠가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율을 끌어낼 수 있었던 건 살인적인 장기간 노동과 그에 맞지 않는 임금 등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기영 공공운수노조 방송스태프지부장은 LA타임스에 "모든 건 인건비로 귀결된다. 엄청난 무급 노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파업과 비대해지는 OTT·AI 산업은 과연 국내 콘텐츠 산업과 관계가 없을까? 그저 '먼 미래'라고만 생각하기에는 국내 창작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너무도 가까이에서 느껴진다.
영화계 관계자는 할리우드와 국내 콘텐츠업계 생태는 매우 다른 구조라고 짚기도 했다. 그는 "미국 작가조합과 배우조합 같은 조합 단위 조직이 산업을 구성하고 있기에 파업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국내는 할리우드와 같이 대표성을 띠는 조합이 부재하다"고 말했다.
제작자연맹과 작가조합·배우조합 간 갈등 중 하나인 AI 저작물에 관해선 "먼 미래다. 국내에서는 AI에 관한 큰 관심이나 파격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해당 부문에 대한) 공감은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할리우드에서 AI를 활용한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국내에서도 논의할 수 있을 수는 있겠으나 기술적으로나 환경적으로 같은 기준을 적용하긴 어렵다고 본다"고 털어놓았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미국 배우·작가 파업으로 인한 제작 지연이 한국 콘텐츠에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겠다는 반응이 있더라. (현재 창고에 쌓인) 작품을 더 많이 소개할 수 있겠다는 시각과 더불어 OTT 등에서도 콘텐츠 제작을 두고 국내 창작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반응이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영향은 미미할 것 같다. 할리우드 파업이 길어진다고 해도 한국 콘텐츠에 예정에 없던 작품 제작을 결정하거나 예상보다 더 큰 금액을 투자하는 사례는 없을 것"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OTT 재상영 분배금 문제에 관해선 다른 의견을 보였다. 현재 할리우드 파업 여파가 국내에까지 미치는 만큼 상황을 묵과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국영화감독조합(DGK)과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사)한국독립PD협회, 한국영화인총연합회 등 창작자 단체들은 지난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작권법 개정안에 대한 심의 속개와 조속한 통과를 요구했다. 저작권법 개정안은 '저작권을 양도한 영상 창작자가 영상물의 최종 공급자에게서 수익에 비례해 보상받을 권리'를 담고 있다.
저작권법 개정안은 넷플릭스가 드라마 '오징어 게임' 지식재산권(IP)을 독점한 사실이 알려지자 발의됐다. 흥행작임에도 불구하고 창작자들에게 별도로 수익을 공유하지 않았다는 점이 공론화됐기 때문이다.
DGK는 "영상 창작자가 저작물 사용량에 비례하여 영상 저작물 최종 제공자에게서 정당한 보상을 받는 것은 미국, 프랑스, 스페인 등 많은 나라에서 창작자 보호 제도로 안착해 수십 년간 시행돼 왔다"며 "저작권법이 미비했던 나라들은 2019년 유럽연합의 디지털 싱글 마켓(DSM) 저작권 지침 발효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저작권법 개정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회에서도 정당한 보상 법안이 발의된 이후 해당 법안과 관련해 공청회, 국회 토론회 등 여러 차례 논의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법안을 심사해야 할 상임위에서는 논의가 없다는 것에 많은 창작자가 허탈함과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할리우드 파업과 관련한 쟁점은 '정당한 보상'이다. 관계자들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작고 구조적으로도 다르다고 보았지만 실상 국내 창작자들에게는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 일간지 LA타임스는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가 저비용으로 막대한 성공을 일굴 수 있었던 데는 불공정 계약과 무급노동 등이 있었다"며 열악한 한국 콘텐츠 제작업계 노동 환경을 조명한 바 있다.
실제로 9개 에피소드로 이뤄진 오징어 게임은 에피소드당 240만 달러(약 31억6000만원)로 제작됐다.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인 미국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제작비 대비 약 4분의 1 수준이다. 한국 콘텐츠가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율을 끌어낼 수 있었던 건 살인적인 장기간 노동과 그에 맞지 않는 임금 등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기영 공공운수노조 방송스태프지부장은 LA타임스에 "모든 건 인건비로 귀결된다. 엄청난 무급 노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파업과 비대해지는 OTT·AI 산업은 과연 국내 콘텐츠 산업과 관계가 없을까? 그저 '먼 미래'라고만 생각하기에는 국내 창작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너무도 가까이에서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