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복귀 안건을 이사회에 보고하는 등 4대 그룹의 전경련 재가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다만 4대 그룹이 이번에 전경련에 복귀한 이후 당장 공식적 직책을 맡아 활동하기보다는 한동안 정경유착 관련 내부 시스템 등을 점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계열사 4곳이 각각 이사회를 열고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해산에 따른 회원 자격 승계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권고안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관련 사안을 보고받았다. 

앞서 삼성 준감위는 두 차례 임시회의를 열고 논의한 결과 '정경유착 행위가 있으면 즉시 탈퇴할 것'을 조건으로 전경련 재가입을 권고했다.  

전경련은 22일 임시총회를 개최해 명칭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변경하고 산하 연구기관인 한경연을 흡수·통합하는 정관 변경안을 처리한다. 삼성 등 4대 그룹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전경련을 탈퇴했으나 한경연에는 일부 계열사가 명목상 회원으로 남아 있었다. 

삼성 관계자들은 이날 사안이 한경연 회원 자격을 유지하는 성격이라 의결이 필요하지 않고 이사회 보고로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한 SK·현대차·LG 등 기존에 전경련에서 탈퇴한 대기업 그룹도 삼성과 유사한 이사회 보고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4대 그룹 모두 22일 전경련 임시총회에서 명시적으로 회원 자격 이관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하지 않으면 새롭게 출범하는 한경협에 합류하게 된다. 이에 따라 4대 그룹 모두 6년여 만에 전경련에 복귀하는 셈이 된다. 재계에서는 4대 그룹이 임시총회에서 명시적 반대 의사를 표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임시총회에 변수가 없어 복귀 절차가 마무리되더라도 4대 그룹이 당장 과거 전경련 가입 시기처럼 회비를 내고 직책을 맡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경련 임시총회를 앞두고 서둘러 회원 자격 유지가 검토된 만큼 아직 충분한 검토와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는 시각이다. 

이들 4대 그룹은 우선 정경유착 고리가 있는지 등에 대한 한경협 내부 시스템 파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새롭게 출범하는 한경협이 사회적 기대치에 부합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초반 행보를 살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4대 그룹 관계자는 "전경련 임시총회에 앞서 형식적인 회원 자격이 유지된다는 점을 이사회에 보고했다"며 "새로 출범한 한경협에서 회비를 납부하고 어떤 활동을 할지는 정해진 바가 없고 당분간 내부 시스템 등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