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LNG값 2배 전망···국민 난방비·기업 운영비 '걱정'

2023-08-21 05:35
민간발전소 가동률 저하·한전 적자 우려
석유값 상승·화물운임 부담 산업 악영향

겨울철을 앞두고 석유 및 가스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민 난방비, 산업계 운영비 상승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기준 전체 사용 액화천연가스(LNG)의 30.1%를 호주에서 수입하는 한국은 호주의 주요 LNG 시설 노동자 파업 예고가 큰 위협이 되는 상황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LNG를 사용하는 유럽과 중국이 LNG 확보전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호주 파업 현실화가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LNG를 직수입하는 민간기업인 SK E&S, 포스코에너지, GS에너지는 셰브론 호주 LNG시설 노동자 파업 찬반 투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파업 현실화에 따른 대책을 강구 중이다.
 
전 세계 LNG 공급량의 10%를 책임지는 해당 LNG 시설이 멈출 경우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최대 LNG 수입국인 호주의 LNG수급 불안정은 당장 LNG를 사용하는 민간 발전사의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LNG 선물가격이 1MMBtu(열량단위) 당 9.5달러까지 육박했던 지난해와 비교해 현재는 1MMBtu당 2.5달러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겨울까지 2배 이상의 가격상승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발전원가를 보장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12월까지는 SMP(전력도매가격) 상한제가 적용된 상태이기 때문에 LNG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상승률을 보장받지 못한 민간발전사들의 발전소 가동률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민간발전사의 LNG 발전소 가동률 저하는 한국전력공사 산하의 발전소 발전량 증가로 이어진다. 에너지 가격이 높을 때 민간과 비교해 발전소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는 한전 산하 발전소의 가동률 증가는 곧 한전의 적자 확대로 이어지면서 전기세 인상이 불가피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공장 운영과 민간이 사용하는 전기세 인상이 겹치면서 산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LNG 가격 상승은 열에너지는 물론 국민 난방비 상승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LNG 가격상승분과 난방비 인상분의 괴리로 인해 누적된 금액은 5조원이 넘었다. 이는 향후 몇 년에 걸쳐 민간과 기업이 내는 난방비에 분할돼 청구될 예정이다.
 
올해부터 LNG 가격이 다소 안정됐지만, 추가적인 인상이 이뤄진다면 난방비 인상은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진다.
 
LNG 공급 부족에 따른 석유제품 가격 상승도 우려된다. LNG는 석유 부산물은 아니지만 석유의 대체재로 한쪽의 가격이 다른 한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석유제품 가격 상승은 국내 각종 산업기계 운영비와 화물운임 부담으로 이어져 산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경유 가격 인상분과 화물운임 인상분의 괴리가 벌어지면서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가 총파업에 돌입, 전 산업군이 혼란에 빠진 바 있다.
 
이밖에도 호주 LNG 시설 파업으로 인해 최소 40척 이상의 LNG운반선이 운항을 중단될 것으로 전망돼 해운 시황 전반에 대한 악영향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남 광양시 포스코인터내셔널 광양 LNG터미널 전경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