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 GM공장 인수···'세계 3대 시장' 선점 나섰다

2023-08-16 15:30

현대자동차가 급성장하는 인도 자동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14억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구를 등에 업고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는 일본을 처음으로 제치고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이에 현대차그룹도 이번 제너럴모터스(GM)의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 공장 인수를 통해 '기회의 땅' 인도 공략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현대차는 16일(현지 시간) 인도 하리야나주(州) 구루그람(Gurugram)에 위치한 현대차인도법인(HMI) 현대차 인도 GM공장에서 GM인도법인(이하 GMI)과 탈레가온 공장 자산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GMI의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은 급성장 중인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강화하고 빠르게 진행될 인도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전환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인도는 지난해 476만대의 신차가 판매되며 중국(2320만대), 미국(1420만대)에 이어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에 올랐다. 특히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영국, 브라질 등 세계 주요국의 자동차 시장 규모가 5년 전보다도 줄어들고 있지만 인도는 지난해 신차 판매량이 5년 전인 2017년 대비 18.5% 증가하며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인도 시장에서 판매 2위를 차지하며 선전 중이다. 지난해 사상 최고 수준인 연간 80만7067대 판매를 달성했고 올해는 7월까지 누적 50만2821대로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 올해 목표는 지난해에 비해 8.2% 늘어난 87만3000대다. 인도 현지 반조립(CKD) 방식 등으로 공급하는 전기차는 1181대를 기록해 전년과 비교해 185% 증가했다. 

현대차가 인수하게 될 탈레가온 공장은 기존 연간 약 13만대 수준의 완성차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연내 인도 정부의 승인 등 선결 조건 달성 후 취득 절차가 완료되면 2025년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한 양산 돌입 이후에는 단계적으로 설비 개선을 통해 탈레가온 공장의 생산능력을 추가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인수와 향후 추가 확대 계획을 고려하면 기존 공장을 포함한 현대차의 인도 내 총 생산능력은 최대 100만대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이번 탈레가온 공장 인수를 계기로 생산능력 확대 뿐만 아니라 향후 급성장이 예상되는 인도 전기차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기차 현지 생산 체계 구축에도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는 탈레가온 공장 인수를 통해 주력 제품군인 내연기관 모델의 생산능력이 추가로 확보되는 만큼 기존 첸나이 공장의 여유 능력을 신규 전기차 생산 라인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김언수 현대차 인도아중동대권역장(부사장)은 탈레가온 공장 인수 계약에 서명한 뒤 "올해는 현대차의 27년 인도 진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2025년 탈레가온 공장 본격 가동을 시작으로, 인도 자동차 산업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최첨단 제조 허브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를 방문해 현대차·기아 및 경쟁사 전기차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