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년 만의 해후…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 부부 합장

2023-08-14 13:52
서울현충원 108번 묘역서 합장

제78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서 거행된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과 최 엘레나 여사의 부부 합동안장식에서 국방부 의장대가 영현을 운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연합뉴스]

국가보훈부가 제78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과 최 엘레나 여사의 부부 합장식을 거행했다. 최 선생이 1920년 러시아에서 순국한 지 103년 만이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이날 열린 봉송식에서 “독립 유공자 서훈 체계를 개선해 대한민국을 위해 독립운동을 하신 영웅들이 제대로 예우받고 국가 정체성이 바로 선 제대로 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박 장관은 “최 선생과 같은 분들의 유산인 애국정신과 민족정기를 보훈부가 이어받아 바로잡고 또 계승·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선생과 같이 일신을 독립운동에 바치고 그 곁에서 내조하며 독립운동을 함께하신 분들이 있어 치열한 대일항쟁 끝에 광복을 쟁취할 수 있었고 오늘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이룩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키르기스스탄에서 국내로 옮겨진 최 엘레나 여사의 유해와 최 선생 순국 추정지인 러시아 우수리스크의 최재형기념관(옛 최 선생 고택) 뒤편 언덕에서 채취한 흙을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한 부부의 영정사진, 위패와 함께 모셔졌다.
 
부부는 1970년 최 선생의 가묘가 조성됐던 애국지사 묘역 108번 자리에 안장됐다.
 
9세 때 연해주로 이주한 최 선생은 사업을 통해 축적한 자금을 조국 독립과 이주 동포를 위해 사용했다. 연해주 일대에서 의병 투쟁을 전개했고 안중근 의사의 독립운동도 지원했다. 이런 활동으로 ‘시베리아 동포의 대은인’,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로 불렸다.
 
최 여사는 1897년경 최 선생과 결혼해 슬하에 3남 5녀를 뒀다. 최 선생의 손님들을 대접하는 등 남편의 독립운동도 내조했다.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의거로 순국하자 그의 남은 가족들도 보살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