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경련, 내달 폴란드 사절단 또 출격…방산기업 CEO 대거 참석

2023-08-09 10:01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또 한번 폴란드 사절단을 꾸리고 동유럽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행사에 참석한다. 지난 대통령 폴란드 사절단에 동행했던 방산 기업 등을 중심으로 사절단을 모아 현지 고위급 정부인사, 기업인들과 협력 관계를 다질 전망이다. 특히 류진 전경련 신임 회장의 취임 이후 이뤄지는 첫 글로벌 행보가 될지도 주목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50명 규모의 폴란드 민관합동 사절단을 꾸리고 오는 9월 13~15일(현지시간) 폴란드 크리니차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주관은 산업통상자원부이며 사절단 준비 작업은 전경련이 담당한다. 이번 사절단은 지난 7월 대통령 폴란드 사절단에 동행했던 기업들을 주축으로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당시 LG와 한화, LS, 삼성전자,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풍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SNT다이내믹스 등 89개의 기업들이 사절단 명단에 올랐다. 

올해 2회째를 맞는 이 포럼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명예 후원하는 대규모 국제 회의로, 동유럽의 다보스 포럼으로도 불린다. 방산·인프라·원전·에너지 등 분야의 폴란드 방산기업 고위급 관계자들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국내 기업들에 추가 수주, 협력 관계를 다질 기회의 장이 될 전망이다. 

이번 포럼에서 한국만 유일하게 폴란드와의 분과세션을 연다. 이 분과세션에서 열리는 방위산업 관련 발표자로 국내 기업의 CEO급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토론회와 만찬도 이어질 예정이다. 

류진 풍산 회장의 참석 여부도 관심사다. 전경련은 오는 22일 류 회장을 전경련 차기 회장으로 추대할 예정이다. 통상 사절단에 전경련 회장이 동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류 회장의 참석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대통령의 폴란드 사절단 동행 당시 체결한 업무협력(MOU)에 이은 추가 협력이 나올 수 있다"며 "현지 기업과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하는 자리여서 방산 등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최장 2주 동안 폴란드에 체류하며 방산 수주에 열을 올리게 된다. 폴란드 사절단 출장 전주인 9월 5~8일에 폴란드 최대 규모의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가 열린다. 파리, 런던의 무역 전시회에 이어 유럽 국가 모든 전시회를 통틀어 세 번째로 규모가 큰 전시회다. 

폴란드는 매년 주도국 한곳을 정해 개막식 축사, 고위급 대담, 공동세미나 개최 등을 진행하는데 올해는 한국이 주도국으로 선정됐다. 국내에서는 현대로템과 한화, KAI 등이 부스를 꾸릴 예정이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의 참석도 거론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에 인도될 K239 천무와 다목적 무인지상차량 등을 선보인다. 현대로템은 K2전차와 K808 차륜장갑차, 방산용 무인기 목업과 무인 지상차량을 전시한다. 기아도 최근 수출행진을 이어가는 한국형 소형 전술 차량을 내놓는다. 

지난해 방산업계는 폴란드 대규모 수출을 기록하며 유럽 시장 확대를 향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현대로템과 한화디펜스, 한국항공우주(KAI)는 폴란드와 K2 흑표 전차 및 K9 자주포, FA-50 등 124억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업계는 크리니차 포럼과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를 통해 2차 계약 물량 수주와 신규 수주 기회를 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로템은 K2 전차 820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 360문 등 30조원에 달하는 2차 계약 물량 수주를 앞두고 있다. 
 
폴란드에서 포 사격 시험 중인 K2 전차 [사진=현대로템]